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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흙수저의 모텔 아르바이트…10兆 데카콘 ‘야놀자 매직’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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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서 일하며 종잣돈 모아…첫 사업 ‘샐러드 배달’서 쓴 맛
경험 살려 숙박업 카페 개설…2005년 ‘모텔투어’ 인수
업소 연결·데이트코스 소개…야놀자 ‘주춧돌’로
숙박문화 한 획 그어…IT기업 도약 ‘속도’

[사람人]흙수저의 모텔 아르바이트…10兆 데카콘 ‘야놀자 매직’ 시작이었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사진제공 = 야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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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10조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가 최근 야놀자에 8억7000만달러(약 1조원)를 투자하며 평가한 기업가치다. 이번 투자로 야놀자는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이 됐다. 기업가치는 2019년 1조5000억원에서 불과 2년 만에 7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같은 ‘야놀자 매직’의 중심에는 업계에서 "벤처 역사상 유일무이한 인물"이라고 평가받는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가 있다.


20대부터 사업 도전한 흙수저

이 대표는 전형적인 ‘흙수저’다. 넉넉한 환경에서 자라 엘리트 코스를 밟고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을 일군 기업인들과 시작부터 달랐다. 평소 "가난했기에 성공하고 싶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4살에 부친을 여의고 6살에는 모친이 집을 떠났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글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도시락 반찬이 김치뿐이라 학교에서 ‘짠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함께 살던 할머니는 이 대표가 중학생일 때 세상을 떠나 친척과 친구 집을 전전하며 10대 시절을 보냈다. 두원공고를 졸업한 그는 인하공전에 가고 싶었지만 등록금 240만원이 없어 장학금을 주겠다고 한 천안공전(현 공주대)에 입학했다.


성공을 향한 열망은 누구보다 컸다. 숙식을 제공하는 모텔에서 숙박 관리, 객실 청소 등 잡다한 일을 하며 저축한 돈으로 사업에 도전한 이유다. 첫 도전은 샐러드 배달 회사였다. 하지만 이 도전에서 쓴 맛을 본 그는 다시 모텔로 돌아가야 했다.


[사람人]흙수저의 모텔 아르바이트…10兆 데카콘 ‘야놀자 매직’ 시작이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모텔 카페가 야놀자 ‘주춧돌’로

실패를 거듭했지만 창업을 향한 이 대표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모텔에서 일한 경험을 활용해 2004년 숙박업 종사자들을 위한 포털 사이트 카페 ‘모텔 이야기’를 개설했다. 모텔 종업원으로 일하면 느낀 점들을 정리한 글을 카페에 올렸다. 카페는 업계에서 입소문을 타며 개설 1년 만에 가입자 1만명을 넘었다.


2005년 ‘모텔투어’ 인수는 그의 사업 인생을 바꾸는 변곡점이 됐다. 모텔투어는 당시 회원수가 20만명에 이르는 업계 3위의 인터넷 카페였다. 이 대표는 과감히 모텔투어를 인수해 몸집을 불리고 모텔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모텔 홍보 사이트에서 이용자와 숙박업소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였다. 사실상 야놀자의 원형이 그대로 담겨 있는 셈이다.


시작은 미미했다. 야놀자는 사무실을 마련할 돈이 없어 이 대표 지인의 아파트에서 출발했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숙박업계에 한정되지 않고 제휴 업소를 늘렸다. 모텔만이 아니라 데이트 코스 등을 소개하며 콘텐츠도 다각화했다. 그러던 차에 스마트폰과 함께 모바일 시대가 도래했다. 이 대표는 시장 변화를 알아차리고 발 빠르게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다. 단기간에 이용자 수십만명을 확보했다. 확신을 얻은 이 대표는 앱 개발에 속도를 내며 ‘한국판 에어비앤비’를 찾고자 했던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람人]흙수저의 모텔 아르바이트…10兆 데카콘 ‘야놀자 매직’ 시작이었다


국내 숙박문화 ‘한 획’…IT기업 도약

야놀자는 모텔을 양지로 끌어올리며 국내 숙박문화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텔 특유의 퇴폐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덕분이다. 이 대표는 모텔이 ‘러브호텔’이 아닌 ‘놀이’의 장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야놀자 직영점을 기존 모텔과 달리 밝은 색상 위주로 꾸며 카페 분위기를 강조한 건 이 같은 철학 때문이다.


그는 또 다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야놀자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도약 중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숙박앱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이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2019년 시작한 호텔 서비스 솔루션 사업은 이미 회사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며 이 분야 글로벌 2위로 올라섰다. 최근에는 ‘테크 올인(Tech All-in)’ 비전을 선포하며 전체 임직원의 70% 이상을 연구개발(R&D) 인재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야놀자의 R&D 인력 비율은 40% 수준으로 이미 온라인여행사(OTA)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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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은 그의 남은 과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숙박앱의 제휴점 계약 체결 과정을 점검한 결과 야놀자 등이 광고상품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계약서에 제대로 적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중소기업중앙회의 ‘숙박앱 활용업체 애로실태조사’에 따르면 숙박업소 94.8%는 ‘숙박앱 수수료와 광고비가 과도하다’고 응답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연일 커지는 상황에서 야놀자는 상생 이슈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숙박앱 혁신을 이끌며 흙수저 성공 신화를 쓴 이 대표가 ‘야놀자 매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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