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 올림픽 1896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열린 이래 처음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2주 뒤로 다가온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사상 초유의 무관중 올림픽으로 치러지게 됐다.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으로 일본 정부가 네 번째 긴급사태를 발령하면서다. 무관중 올림픽으로 치러지면서 티켓 손실만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9일 NHK와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밤 일본정부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도쿄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5자 회담을 열고 도쿄도에서 치러지는 모든 경기에 무관중으로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도쿄도와 접하고 있는 수도권 지역인 가나가와, 사이타마, 치바 등 3개현 모두 무관객으로 올림픽이 치뤄질 예정이다.
도쿄올림픽이 치뤄지는 도쿄 신국립경기장의 수용 규모는 6만8000명으로, 이 경기장에서 치러지는 모든 경기는 물론 개회식과 폐막식조차 관중 없이 진행된다.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1회 올림픽이 열린 이래 지금까지 무관중으로 열린 적은 도쿄올림픽이 처음이다.
다만 수도권 외 경기장이 위치한 후쿠시마, 미야기, 시즈오카 3개현에서는 정원의 50% 이내 최대 1만명을 상한으로 유관중 올림픽으로 치러진다. 도쿄올림픽은 개최지인 도쿄 외 8개 광역지역(도 또는 현) 42개 경기장에서 열리는데, 대부분 경기가 수도권 4개지역에 집중돼있어 유관중으로 치뤄지는 종목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도쿄 외 지역에서 열리는 종목으로는 축구, 야구, 마라톤 등이 대표적이다. 조직위는 마라톤과 같이 경기장 외 공공장소에서 치러지는 경기종목에 대해서는 관람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무관중 올림픽으로 결정되면서 환불 처리해야 할 티켓 손실만 약 900억엔(약 94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NHK는 이미 일반관람권 363장이 팔렸으며, 이는 약 900억엔 규모라고 보도했다.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티켓 구매자들에게는 매우 유감스러운 소식으로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감염 방지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무관중 올림픽 개최로 티켓 손실 외에 '올림픽 특수' 역시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당초 올림픽 기간동안 도쿄도에 20만명이 몰릴 것으로 관측됐는데, 무관중 올림픽으로 결정되면서 여행 및 외식업계 등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앞서 이미 일본정부가 발령한 긴급사태로 인한 경제적 손실만 4460만엔으로, 사실상 올림픽으로 인한 경제효과는 '마이너스'로 관측된다.
도쿄도의 재정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적자는 원칙적으로 도쿄도 부담인데, 도쿄도 재정 역시 지난해부터 줄곧 이어져오고 있는 코로나19사태로 넉넉하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마이니치신문은 코로나19대책에 사용되는 도쿄도의 재정조정기금은 지난해 9032억엔에서 현재 95% 가까이 소진된 상태라고 전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