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 인공지능 특이점에 도달한다면](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1020413495662345_1612414196.jpeg)
인공지능 특이점이란 인공지능의 지적 능력이 인간의 지적 능력을 뛰어넘는 순간을 말한다. 특이점을 뛰어넘게 되면 인공지능은 인류가 수만 년 동안 이뤄낸 기술 발전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폭발적인 수직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생물학적 진화 속도를 완벽하게 초월하는 기술의 발전이다.
특이점에 도달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대체로는 2035~3000년이 점쳐지고 있지만 편차가 매우 크고 아예 불가능하다는 견해도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다소 이른 2025년까지 인공지능이 인간을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머스크가 투자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전문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그 즈음 실적을 낼 것 같아 얘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다소 이른 것으로 보인다.
특이점 이론 최고 전문가인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 전후로 특이점이 도래할 것으로 봤다. 그는 지난 30년간 미래 예측에서 80%가 넘는 적중률을 보인 미래학자이기도 하다. 커즈와일은 이 시기가 오면 인간이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기술을 발전시키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초지능 시대의 시작이다.
초지능 시대가 되면 인공지능 스스로 컴퓨터를 설계하는 것이 가능하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 자신이 그 자신보다 더욱 뛰어난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이 개발한 인공지능이 더 우수한 지적 능력으로 더 우수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발전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초지능 시대는 인류에게 유토피아를 선물할 것인가, 디스토피아를 안겨줄 것인가. 초지능 인공지능이 도래하게 되면 인류가 고된 노동에서 해방돼 오락·문화에만 심취할 수 있는 유토피아가 올 수도 있다. 다만 이는 인류가 인공지능을 원하는 방향으로 설계해 안전하게 운용하는 경우에 한정된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제러미 리프킨은 25년 전 ‘노동의 종말’을 예언했다. 힘든 작업은 로봇에 맡기고 인간은 강요된 노동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기술천국이다. 반대로 인류가 인공지능을 통제하지 못하는 순간 디스토피아가 온다는 경고도 덧붙여졌다.
인공지능의 능력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면 회사와 사회는 인간을 고용할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인간보다 인공지능을 고용하는 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현장 생산직 등 블루칼라 노동자부터 고연봉 화이트칼라 노동자도 모두 피할 수 없다. 인공지능이 시를 짓고, 작곡을 하고 미술 영역까지 뻗어나가면 예체능 종사자들도 실직하게 된다. 인간에게 공감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직업이 살아남을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이 직업 역시 수명이 길지 않은 불투명한 전망이다.
인공지능 특이점이 도래하기까지는 20~30년가량 남아 있다. 이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그 이후에는 국가, 기업, 개인은 인공지능 기술을 가진 부류와 가지지 못한 부류로 나뉘고 그 상황이 그대로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이점이 가져다주는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게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인공지능 후발국이 인공지능 선진국을 따라잡거나 뛰어넘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주도하는 4차산업혁명은 인공지능 특이점에 도달하는 시기까지 치열하게 진행될 것이다. 4차산업혁명은 말 그대로 혁명이다. 뒤지지 않으려면 모든 분야를 혁명적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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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환 한국통신학회 명예회장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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