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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불량코인의 늪]지인 소개로 투자, 출금금지 묶여 발 동동..그래도 “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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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코인 피해자 316명 리포트-<2>]범죄의 재구성
돈벼락 미끼로 현혹
지인 네트워크 타고 퍼져
배당금으로 안심시키다
‘출금금지’ 족쇄 채워
사명·코인 명칭 바꾸기도

단독[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구채은 기자] "출금오류로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 IT시스템 교체를 위해 ○○거래소를 □□로 이전합니다. 먼저 계좌를 옮기시는 분들께 선착순으로 출금을 도와드립니다. - ◇◇그룹 스텝.”


‘불량 코인’ 사기단 일당이 피해자들에게 보내는 문자 메시지 내용이다. 코인 사기단은 이처럼 한 번에 사기를 치고 잠적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족쇄를 채우고 또 다른 피해자를 끌어들이도록 유도한다. 아시아경제가 조사한 대부분의 불량 코인 사기 수법은 이런 식으로 전개된다. ①지인을 통해 불량코인 투자를 유도한다. ②배당금을 꼬박꼬박 보내 안심시킨다. ③출금과 매도가 갑자기 막힌다. ④계좌 이전에 협조해달라고 연락한다. 이 과정에서 ‘○○코인’을 ‘□□코인’으로 교환하는 ‘프로모션’을 연다. ⑤사명과 코인 명칭을 바꾼다. ⑥‘모집책’을 중심으로 또다시 사세를 확장한다.


◆출금금지로 ‘족쇄’ 채워 = 여기서 출금금지는 사기 피해자들의 ‘족쇄’가 된다. 아시아경제 설문 조사에서 코인 사기 피해자 316명 중 ‘출금금지’ 피해를 입은 사람이 70.6%(223명)에 달했다. 사기 피해자의 10명 중 7명이 출금금지 피해를 입은 셈이다. 출금금지는 고객 예치금의 매도나 출금이 안되는 형태로 가장 전형적인 ‘먹튀’ 형태의 코인 사기 유형이다.


불량 코인 거래소 관계자들은 회사 매각이 성사되면 자금이 돌아 출금금지가 해결된다고 속이거나,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 ‘몰수보전’을 신청해 오히려 자금이 묶였기 때문에 출금이 막혔다고 하기도 한다. 본지 심층인터뷰에 응한 브이글로벌 사기 피해자 A씨(48세)는 "수사나 고소를 하면 자금줄이 막히기 때문에 고소인을 오히려 탓하게 했다"며 "연령대가 높으신 분들은 소송 부담감에 ‘울며 겨자먹기’로 이들의 말을 믿는다"고 했다.


가상화폐 시장의 높은 시세변동성은 가해자들에겐 피해자를 유인할 수 있는 좋은 ‘미끼’가 된다. ‘저금리 시대 경제적 자유를 얻는 법’, ‘일론 머스크의 투자법’과 같은 줌 강연을 열기도 한다. 주빌리에이스 사기 피해자 B씨(45세)는 "종교집단 같은 소속감을 유도하거나, 코인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부여해 사기 피해자들을 현혹시켰고, 일용직이나 생계가 곤란한 분들이 여기에 쉽게 속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단독][불량코인의 늪]지인 소개로 투자, 출금금지 묶여 발 동동..그래도 “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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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네트워크’로 투자정보 얻어 = 사기 범죄 과정에서 ‘지인 네트워크’는 긴요하게 작용한다. 본지가 사기피해자 316명에게 ‘가상화폐 투자를 결심하게 된 계기’를 묻자 피해자의 62.3%(197명)가 ‘지인 소개 및 유명인의 투자 소식’에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B씨는 "‘생계 유지가 힘든 지인, 꼭 부자가 되어야 하는 사람 명단을 적어오면 심사해 우리 그룹에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고, 유튜브에 홍보영상을 버젓이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공시나 백서가 없이 전적으로 지인의 사적 정보에 의존하는 코인 시장의 ‘제도적 공백’ 또한 여기에 일조하는 구조다.


김봉신 리얼미터 수석부장은 이에 대해 "투자 관련 정보를 얻는 경우가 사적 경로에 의존적이라면 거짓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이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은 "가상화폐, 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의가 없고 관련 법이 통과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실상 이런 투자는 ‘사인간 거래’로 제도권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했다.


본지가 316명의 사기피해자를 대상으로 ‘앞으로도 가상화폐에 투자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57%(180명)가 ‘그렇다’고 답한 것을 전문가들은 유의미한 지점이라고 읽었다. 먹튀·다단계 등 가상화폐 사기를 당하고도 또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피해자들이 절반을 넘는 셈인데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김 수석부장은 "사기 피해자들이 코인에 또다시 높은 투자 의향을 보인 것은 사기 피해를 감수할 정도로 고수익을 바란다는 의미인지, 혹은 사기 행위 근절에 대한 믿음인지는 더 살펴볼만한 문제"라면서 "다만 (제도적 공백이 지속된다면) 피해자들이 또다시 사기 피해를 당할 확률이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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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아시아경제가 가상화폐 사기 피해를 입은 주빌리에이스·브이글로벌·비트소닉 등 총 12개 가상화폐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서 316명을 대상으로 지난 1~15일 진행했다(무한모집단에서 무작위 추출했다는 가정 하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5.5%포인트). 설문 문항 적정성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자문을 받았다. 언론이 지난해와 올해 집중적으로 터진 가상화폐 사기 피해자들을 역추적해 심층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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