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윤석열 대통령 후보 만들기, 현정부와 추미애 90% 역할"

문재인 정부 초반 검찰의 수사 방식 문제 침묵
조국 사태 겪으면서 윤석열 악마화 나서
사정기관 있던 인사, 대선행 부정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는 18일 문재인 정부의 치명적인 실수로 ‘윤석열의 악마화’를 꼬집었다. ‘대통령 후보 윤석열’을 현 정부에서 사실상 만들어냈다는 평가도 내렸다.

강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해 진영 논리가 작동하는 방식을 비판했다.

그는 "선악 이분법에 근거해서 나는 이쪽 편, 너는 저쪽 편. 그리고 10:0의 선악으로 규정을 해법이라는 데, 우리의 일상적 삶에서 10:0인 경우는 없다"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 이후 윤 전 총장에 대해 달라진 태도 등을 지적했다.

강 교수는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던 2년간 검찰의 거친 수사로 자살한 사람이 4명이나 나왔는데 ‘수사가 너무 거칠다’,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된다’, ‘특수부 문제가 있다’, ‘검찰 개혁해야 한다’ 이런 말은 한 번도 안 나오고 뜨거운 박수를 쳤다"면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내정되고서, 흔히 말하는 8·27 쿠데타를 겪으면서 180도로 돌아섰다"고 꼬집었다.

그는 "(당시에라도) 대통령이 임명하려고 하는 조국을 어떻게 거칠게 수사를 해 이러면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고 저분(윤 전 총장)의 공명심을 너무 키워놨구나 이렇게 출발했으면 문제가 이렇게 안 됐고, 문재인 정부에도 치명적인 타격은 안 됐을 것"이라며 "제가 볼 때는 누워서 침 뱉기"라고 꼬집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쿠데타라는 말이 어떻게 말이 되냐"며 "2년간 지지를 보내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들어가고서도 여권 내부에서는 윤 전 총장을 지지했던 분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문 대통령의 리더십도 문제 삼았다. 그는 "윤 전 총장이 국회 나가서 대통령이 지지를 한다는 말을 했다"면서 "쿠데타라고 판단을 했으면 문 대통령이 그만두게 해야 했다. 불러서 ‘고맙다 그런데 우리 정권 철학과 안 맞는 것 같다’며 사정하다시피 부드럽게 명예를 살려주며 물러나게 했으면 안 물러났겠냐"며 "그 기회를 놓치고 방관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 방법은 쓰지 않고 비정상적이고 무리한 방법으로 쫓아내려고 했었다"며 "그렇게 해서 윤 전 총장이 대권주자의 반열에 우뚝 서버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런 1년간의 과정을 싹 떼먹고 애초부터 (윤 전 총장이) 그걸 예상했고 그랬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강 교수는 대통령 후보 윤석열은 현 정권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만들었다는 주장을 어떻게 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90%는 만들었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의 대선행에 대해서도 강 교수는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그는 "최재형 감사원장을 포함해 사정 기관 성격의 국가기관에 있던 분들이 곧장 대선에 출마하는게 바람직하냐"며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강 교수는 임기 9개월을 남겨둔 문재인 대통령을 행한 조언도 남겼다. 그는 "이철희 정무수석이 간 이후 달라진 것을 못 느꼈냐"며 "이 정무수석이 문재인 정부가 안 되게 하려고 그러는 거겠냐. 이 정무수석 같은 분들이 얼마 안 남았지만 중요한 자리에 몇 분 더 쓰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