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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집을 바꾸다]통근의 경계가 사라진 삶…주거의 기준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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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살이 탈출, 외곽에 '내 집'
출퇴근 지옥철, 대신 삶의 여유까지

[언택트, 집을 바꾸다]통근의 경계가 사라진 삶…주거의 기준을 바꾸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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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김동표 기자] 코로나19가 언택트 시대를 앞당기면서 집을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재택근무가 보편화된 이들은 이제 더 이상 집과 직장의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따지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 하기 위해, 또는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해 서울을 떠나는 이들도 생겼다. 일하는 공간이 자유로워지면서 집 선택의 폭도 넓어진 셈이다. 언택트 시대 새로운 기준으로 ‘집’을 선택한 이들을 만나 그 이유와 현재의 삶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서울 ‘전세살이’ 청산하고 외곽에 ‘내 집’ 마련…"언택트 플랫폼 확산이 기회"

=출판편집인이자 작가인 프리랜서 김제민(37·가명)씨는 17년 서울 전세살이를 정리하고 경기도 시흥에 아파트를 샀다. 등 떠밀려 선택한 결정이지만 결과적으론 "잘했다"고 생각한다.


김 씨 부부는 지난해 1월 서울 강서구 빌라에서 첫 신혼집을 차렸다. 둘이서 살기엔 충분했고, 시세에 비해서도 저렴했지만 1년이 지나자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어야 했다. 임대인인 노부부가 실거주를 하겠다며 두 달 내로 방을 빼달라고 한 것. 위로금과 이사금을 받고 나온 그는 처음엔 인근에 다시 전세를 구하려고 했다. 그러나 전세매물은 점차 씨가 말라가고 있었고, 전세가격은 1년 전보다 이미 10% 이상 오른 상태였다. 고민이 큰 상황에서 아내가 넌지시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우리 경기도에 아파트 사서 들어갈까?"


"지금 가진 돈으로 인근에 전세집으로는 못 들어가는 상황이라니까 답답하더라고요. 돈을 더 빌리고 그럴 바에야 차라리 집을 사자는 생각이 들었죠". 김 씨 부부는 결국 경기도 시흥에 25평짜리 아파트를 매수했다.


이들이 시흥을 가기로 결심할 수 있었던 데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이를 지원하는 플랫폼이 대거 등장하면서 김 씨는 대부분의 일을 집에서도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웹소설 플랫폼의 인기는 그가 ‘서울에 살지 않아도 되겠구나’라는 용기를 줬다. 시흥은 항공사 지상직 근무를 하는 아내의 출퇴근에도 나쁘지 않은 위치였다.


"이삿짐을 다 부쳐놓고 시흥에 내려가는데 ‘내 집이 없어서 쫓겨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어요. 아무 연고도 없는 곳에서의 삶이 깜깜하게 느껴졌죠. 하지만 이제와 보니 그때 그 결정은 정말 잘 한 것 같아요."


◆집은 청주, 직장은 서울…"‘지옥철’ 생활 접고 삶의 여유 되찾았어요"

=서울 소재 소프트웨어 업체 스튜디오씨드코리아에서 근무하는 10년차 직장인 신해나(34)씨는 3개월 전 결혼과 동시에 충청북도 청주로 이사를 갔다. 남편이 청주로 발령을 받으면서 함께 거처를 옮겼다. 통근에만 1시간 넘는 시간이 소요되던 생활을 청산하고, 과감히 청주행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가 자연스러워지면서다.


"원래도 원격근무가 가능한 회사였어요. 그런데 서울에 거주하는 분들은 거의 안했죠. 모여서 일하는 장점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되도록 나오지 말라‘로 회사의 방침이 바뀌면서 근무방식이 변했고, 피치 못하게 주말부부 생활을 하게 될 일도 없게 됐죠."


신 씨가 수도권을 떠나 이사를 결심할 수 있었던 것은 선배들의 영향이 컸다. "이미 제주도, 춘천, 대전에서 원격근무를 하는 분들의 모습을 많이 봤어요. 제가 첫 타자가 아니었던 거죠. 그분들이 일을 잘 하시고, 생활도 잘 영위하는 걸 보니까 ’탈서울‘을 하겠다는 결심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좋은 선례를 이미 간접 경험한 케이스인거죠."


그는 2억5000여만원을 들여 청주에 34평짜리 아파트를 전세로 구했다. 방 하나를 업무공간으로 꾸밀 만큼 신혼부부에게는 넉넉한 집 크기다. 서울에서는 구할 수 없는 가격에, 작업 공간까지 갖춘 집을 구한 셈이다. 그 역시 청주로 가기 전에는 서울에서 전세를 찾아봤다. 하지만 ‘완전 불가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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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서울대입구역에서 강남까지 2호선 ‘지옥철’의 고통이 사라지면서 삶에도 여유가 생겼다. "거의 2시간 정도를 출근 준비와 출퇴근하는데 버려야 했던 시간들이 줄어든 것이 가장 커요. 서울에 살았다면 거의 9시 다돼서 저녁을 먹었겠죠. 남편과 함께 아침 밥을 먹고, 저녁엔 산책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 가장 감사한 일이예요."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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