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당슈만은 일본의 한 TV 애니메이션 대사 ‘제가 당신을 슈퍼스타로 만들어드릴게요’에서 유래한 말로,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만인의 스타로 만들고자하는 적극적 ‘팬심’을 지칭한다. 일러스트 = 오성수 작가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1877년 에디슨이 발명한 축음기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3년 뒤인 1880년으로 추정된다. 황성신문 1899년 3월 11일 자에 실린 축음기 시청회 광고가 최초의 기록이며, 음반 제작은 그보다 더 뒤인 1907년 경기명창 한인오와 관기 최홍매가 취입한 경기잡가 유산가가 최초로 꼽힌다. 레코드라 불리는 음반이 보급되자 본격적으로 우리말로 부른 음반 제작이 활성화되면서 당대 명창인 이화선중, 이동백, 이진봉 등이 일본에 건너가 국악 명곡을 취입하기 시작했다. 국악 레코드가 시장을 주도하던 1926년, 일본 레코드 경성지점장 이기세는 평양 출신 일본 유학파 소프라노에게 주목하고 있었다. 총독부 추천 관비유학생으로 동경음악학교를 졸업한 윤심덕은 귀국 후 조선 최초 소프라노로 활동을 펼쳤지만, 가곡과 클래식이 생소한 대중들에게 그녀의 존재는 낯설게 다가왔다. 교사 임용도 미뤄지고, 혼담이 깨지는가 하면 반반한 외모에 부호의 첩이 됐다는 스캔들까지 더해지자 그녀는 음악 대신 극작가 김우진과의 사랑에만 골몰했다. 일찍이 그녀의 뛰어난 가창력을 알아본 이기세는 그녀에게 레코드 취입을 제안하며 아까운 재능을 썩히지 말고 세상에 내보이라 설득했고, 이에 응한 윤심덕이 일본 오사카로 넘어가 취입한 곡이 바로 ‘사의 찬미’였다. 레코드 테스트판은 무사히 경성에 도착했지만, 노래를 부른 가수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고, 앨범은 그대로 전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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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당슈만은 일본의 한 TV 애니메이션 대사 ‘제가 당신을 슈퍼스타로 만들어드릴게요’에서 유래한 말로,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만인의 스타로 만들고자하는 적극적 ‘팬심’을 지칭한다. 단순히 음반을 사고,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스타를 응원하는 소극적 지지에서 최근에는 내 가수, 내 배우 스타 만들기에 나선 팬덤은 특정 기업의 SNS와 고객센터를 통해 적극적으로 모델 섭외를 요청하는가 하면 직접 제안서를 보내기도 하는 등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용례
B: 꼬북좌가 꼬북칩 모델을 안 하면 누가해! ㅎㅎ 그래서 동원참치도 정동원이 모델 됐잖아.
A: 그러네. 하긴, 비도 깡 역주행하니까 새우깡 CF 찍었었고...
B: 팬들 화력이 무섭긴 무서워. 소비로 영향력을 바로 보여주니까.
A: 내당슈만이 헛말은 아냐 이제. 적극적 팬심이 내 연예인을 스타로 만드는 시대라니까.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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