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판매 역대 최다 신기록…작년보다 127% 증가
SUV 급성장·제네시스 브랜드 현지화 전략 주효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현대차·기아가 지난달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35년 만에 처음으로 월간 판매 15만대를 돌파했다.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차량 구매가 증가한 가운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현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결과다.
현대차그룹은 4일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기아가 지난달 미국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1% 증가한 15만994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의 월별 미국 판매량이 15만대를 넘긴 것은 현대차가 198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처음이며, 14만4932대를 판매했던 지난 3월에 이은 2개월 연속 신기록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지난해 4월보다 132.4% 증가한 8만817대, 기아는 121.3% 늘어난 7만177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법인과 렌터카 업체 등에 공급하는 플리트 판매는 27% 감소했지만,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 판매(7만4978대)가 146% 증가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현대차의 경우 아반떼 1만4249대, 싼타페 1만470대 순으로 판매했으며, 기아는 K3 1만2504대, 쏘렌토 1만40대, K5 9626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투싼(1만6901대), 제네시스 GV80(1895대), 기아 K3의 경우 역대 최대 월 판매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의 판매 신기록은 SUV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SUV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7%가량 증가한 9만2007대로, 전체 판매의 60%에 육박한다. 현대차의 지난달 SUV 판매는 5만447대로 지난해 4월보다 136.8% 급증했고, 기아는 4만1560대로 137.3% 늘었다. 제네시스도 SUV인 GV80 판매 급증에 힘입어 308.7% 증가한 3294대가 팔렸다.
지난해 4월 공장 가동 중단과 판매 부진으로 인한 기저 효과 영향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판매량은 2019년 4월과 비교해도 39.3% 증가했다. 이뿐만 아니라 판매 실적을 발표한 볼보, 도요타, 혼다 등 6개 완성차 업체들도 미국 시장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서는 1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1~4월 미국 판매량은 총 48만5896대로 집계됐다. 이 기간에 현대차는 전년 대비 51% 증가한 25만6169대, 기아는 35.4% 늘어난 22만9727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네시스도 지난해 대비 141.9%나 증가한 1만1516대가 팔렸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판매 담당 수석 부사장은 "3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총판매와 소매 판매에서 월별 신기록을 수립했다"며 "제조, 물류, 판매, 마케팅, 대리점 영업 등 전 조직에 걸친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