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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고리-자영업자]사업자금에 생활비까지 '영끌'…빚 돌려막다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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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대출잔액 작년말 803.5兆
전년대비 118.6兆 늘어
전년 증가폭 60.6兆의 2배 수준

[약한 고리-자영업자]사업자금에 생활비까지 '영끌'…빚 돌려막다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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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송승섭 기자] 서울 여의도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던 전수종(61·가명)씨는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이 달에 문을 닫기로 했다. 주말에 인적이 드문 여의도 특성상 평일 장사로 버티고 있는데 코로나19에 평일 매출도 줄어든 데다 공공기관 직원의 사적모임까지 제한되면서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결정한 것이다. 문제는 지난해 내부 확장 공사와 인건비 부담에 은행에서 받은 2억원 가량의 대출금이다. 정부가 대출 원금과 이자를 유예해주고 있지만 이마저도 9월이 되면 종료되기 때문이다. 전 씨는 “주변에 매출이 대폭 줄어도 은행 빚 때문에 문을 못닫는 식당들이 태반”이라며 “수중에 있는 돈도 다 썼는데 대출을 어떻게 갚아야 할 지 밤잠도 못 잘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우리 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인 자영업자들이 지난해 빚으로 코로나19를 버틴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을 부채를 동원해 견뎌 온 셈인데, 실물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금리 인상까지 맞물릴 경우 금융시장 전체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실물경제가 더욱 위축되고 이로 인해 도산 위기에 처하는 자영업자가 한계에 부딪혔다며 출구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자영업자 빚 120조, 전년 두 배=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03조5000억원으로 1년 전(684조9000억원)보다 118조6000억원(17.3%) 증가했다. 가계부채 DB는 한은이 신용조회 회사인 NICE평가정보에서 매 분기 약 100만명 신용정보를 수집해서 조사한 통계다. 지난해 증가액은 1년 전 증가액인 60조6000억원(9.7%)의 약 두 배 수준이다. 지난해 늘어난 자영업자 대출 잔액 중 은행 대출은 69조4000억원, 비은행 대출은 49조2000억원이었다. 증가 폭은 비은행 대출(22.3%)이 은행 대출(14.9%)보다 컸다. 지난해 자영업자 대출 차주는 238만4000명으로, 1년 전(191만4000명)보다 47만명(24.6%) 늘었다. 차주 증가 규모는 2019년(14만4000명)의 약 3.3배다. 지난해 잔액 증가율(17.3%)과 차주 증가율(226.4%) 모두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았다.


특히 지난해 처음 빚을 낸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125조8000억원으로, 1년 전(87조원)보다 38조8000억원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을 부채를 동원해 견뎌 온 셈이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다른 경제 주체들과 비교하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지난해 자영업자 대출 잔액 증가율이 17.3%였는데, 이는 가계(8.3%)와 기업(15.6%)보다 높았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 대출 지표가 경제 위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고 우려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가가 (사회적 거리두기, 집합금지 등) 외출과 소비를 막았으니 자영업자들이 기댈 수단이 빚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이제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못 받는 자영업자들이 사금융으로 몰려가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급증하는 자영업자 대출이 한국 경제의 위험신호"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간 이어지고 백신 접종도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천문학적으로 불어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개인사업자 대출받은 자영업자 10명중 1명은 다중채무

◆빚 돌려막기로 버티다 폐업 속출= 빚으로 버틴 자영업자 중에선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도 많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 힘 윤창현 의원이 나이스평가정보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 다중채무자 수는 19만9850명으로 1년 전(12만8799)보다 55%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254만4583명 중 19만9850명(약 8%)이 다중채무자인 것이다. 즉 자영업자 10명 중 1명가량이 여러 금융사 빚에 허덕인다는 얘기다. 금액으로는 전체 개인사업자 대출액 557조원 가운데 129조원(23.2%)이 다중채무자가 빌린 돈이었다. 여기에 자영업자가 가계대출로 빌린 돈을 더하면 다중채무자 수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자영업자들은 기업대출로 분류되는 개인사업자 대출과 가계대출인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은행 대출로 코로나19를 버틴 자영업자들도 있지만, 적지 않은 자영업자들이 수익 악화로 문을 닫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2017년 4월 569만5000명이던 자영업자는 3월 현재 545만6000명으로 23만9000명이 줄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종업원에게 월급을 주지 못해 폐업을 결정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았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경우 2017년 4월 158만8000명에서 3월 130만4000명으로 28만4000명이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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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뇌관이 될 수 있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대책과 함께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정근 ICT 금융학회장은 "은행 대출이 자영업자들이 재기할 때까지 버티는 역할이라기보다 싼 금리로 연명하게 만드는 수단이 됐다"며 "지금을 구조조정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같은 대책보다는 꼭 필요하고 취약한 자영업자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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