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캐릭터와 프로야구 개막전서 이목집중
'랜더스데이' 양일간 매출 급증
생존 위해 충성 고객 기반 필요
제품-유통-스포츠로 경계 확장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제품-유통-스포츠로 경계를 확장하면서 신세계 팬층을 확보하려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제이릴라'와 동행한 정용진
정 부회장은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자이언츠 대 SSG랜더스 프로야구 개막전에 자신을 본 딴 캐릭터 '제이릴라(JRILLA)'와 동행했다. 'JRILLA' 이름표와 SSG랜더스 구단 마크 등이 부착된 우주복을 입은 캐릭터는 정 부회장과 사진을 찍는 등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개막전 스포츠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제이릴라는 지난해 9월 이마트가 상표권을 낸 신세계그룹 캐릭터다. 신세계푸드가 지난해 말 이마트로부터 제이릴라 상표권을 양도 받아 캐릭터를 업그레이드했다. 정 부회장은 올 초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제이릴라 캐릭터를 선보였다. 알파벳 제이(J)와 고릴라의 합성어인 제이릴라는 정 부회장을 본떠 만든 캐릭터로 보이나, 당시 정 부회장의 '하나도 안 닮았다' 등의 코멘트로 팔로워들의 반응을 이끌기도 했다. 신세계푸드는 제이릴라를 대표 캐릭터로 설정하고 식품·외식사업을 넘어 푸드 콘텐츠 등을 다루는 크리에이터로까지 키워나갈 계획이다.
지난 2일엔 제이릴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도 오픈했다. 화성에서 태어난 '요린이(요리 어린이·요리 초보를 일컫는 말)' 제이릴라가 지구로 와 야구장에 불시착했다는 설정이다. 개막전이 우천으로 하루 연기된 상황을 빗대 야구장 불시착이 하루 늦었다고 말하면서 정 부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 '닮은꼴을 찾았다'라고도 했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메타버스(메타 유니버스·3차원 가상세계)'와 현실을 적절히 섞은 셈이다.
◆충성 고객 확보 나선 신세계
정 부회장은 이날 신세계가 운영하는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스타벅스와 현대카드가 출시한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스타벅스현대카드’를 노출하기도 했다.
온오프라인 경계가 무너지는 등 격변의 시기를 맞은 유통업계에서 승자로 생존하기 위해선 '충성 고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마케팅 업계 관계자는 "야구단 인수, 네이버와의 지분 교환, 캐릭터 마케팅 등 정 부회장 최근 행보의 궁극적 목적은 신세계 채널에 자발적으로 들어와 기꺼이 소비하는 팬층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유통산업 격변의 시기에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선제적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신세계 향후 움직임은 지켜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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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마트가 SSG랜더스의 창단과 개막전을 기념해 지난 3~4일 양일간 실시한 '랜더스데이' 행사는 평소 주말보다 매출이 큰 폭으로 신장하며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기간 한우 전품목을 40% 할인 판매하면서 축산 매출이 지난해 4월 첫 주말에 비해 56.7% 신장했고, 시세 대비 30% 할인한 계란 매출은 114.3% 증가했다. 과일 24.2%, 채소 51.1%, 와인 166.7%, 과자 40.9%, TV 125% 등도 매출이 큰 폭 개선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랜더스데이를 통해 스포츠와 유통의 시너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야구단과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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