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어린이 영어 복합문화공간 ‘잼플레이스’
영어·놀이·ICT 융합된 형태의 경험 제공
기분에 맞는 책 추천, AR ‘리얼리티북’ 인상적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오늘의 기분은 어떤 모양인가요?”
‘잼플레이스(ZEM PLAYS)’에 방문한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받게 되는 질문이다. SK텔레콤이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 문을 연 어린이 영어 복합문화공간 잼플레이스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질문을 통해 아이들의 입장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잼플레이스는 SK텔레콤이 2019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출시한 유무선 통합 브랜드 ‘잼(ZEM)’의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다.
잼플레이스는 슬라임을 콘셉트로 한다. 형태가 명확하지 않은 슬라임은 만질 때 마다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꿔가며 이리저리 흐르는데, 지루하지 않은 움직임은 슬라임이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잼플레이스는 공간 자체가 하나의 슬라임처럼 보인다. 잼플레이스에는 직선이 없었는데, 공간의 모양부터 인테리어, 각종 소품까지 모두 곡선으로 구성돼 다음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고 흘러갈지 쉽게 예측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공간 곳곳에 녹아들어 있는 잼 캐릭터는 여느 캐릭터들과는 달리 생김새조차 명확하지 않다.
기능적으로도 한마디로 정의되기를 거부하는 공간처럼 다가왔다. ICT가 결합된 어린이 영어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설명처럼 아이들에게 영어는 물론 놀이, ICT를 융합된 형태의 경험으로 제공해 최근 ICT의 지향과 닿아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기분 따라 달라지는 책 추천… AR 경험 가능한 ‘리얼리티북’도 인상적
잼플레이스에 들어선 아이들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건 아이들 키 높이에 맞게 설치된 ‘책 추천 키오스크’다. 오늘의 기분이 어떤 색인지, 어떤 모양인지 등을 선택하면 추천 도서를 알려준다. 검정색과 사각형 등을 골랐더니 추리소설처럼 보이는 루이스 새커의 ‘구덩이(Holes)’라는 책을 추천 받았다. 일종의 미션을 부여 받은 기분이었는데, 아이들이 목표를 가지고 입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도서 추천을 받고 본격적으로 둘러보기 위해 두세 걸음 걸어들어가자 생각보다 널찍한 공간이 펼쳐졌다. 왼편에는 책들이 길게 늘어선 서가가, 중앙에는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언덕이 놓여있었다. 서가에는 4500여권의 영어도서가 마련돼 있는데,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한 것 같은 모습이었다. 당장이라도 마음에 드는 책을 꺼내서 푹신한 언덕에 기대거나 걸터앉아 책을 읽어야만 할 것 같았다.
서가 옆쪽으로는 처음 입장했을 때부터 눈이 가던 5.6미터 너비의 ‘미디어월’이 있다. 미디어월에서는 Btv 에서 제공하는 영어학습 콘텐츠를 감상하거나 알파벳 큐브를 활용한 영단어 맞추기 게임을 할 수 있다. 게임을 직접 해보니 빈칸에 맞는 알파벳 큐브를 채워 넣으면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가 큐브를 인식해 다음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이었다. 단순한 것 같지만 시간제한이 있다보니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면이 있어 영어력을 뽐내고 싶어하는 이 구역의 ‘인싸’들에게 인기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확률이 높아보였다.
개인적으로는 ‘리얼리티북’이 인상적이었다. 미디어월 우측 안쪽에는 잼플레이스에서 유일하게 어두운 공간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리얼리티북을 읽을 수 있다. 비접촉식 헤드폰을 착용하고 리얼리티북 리더기에 전용도서를 올려두면 책 밖으로 이미지와 사운드가 쏟아지는 증강현실(AR)을 경험할 수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펼치면 토끼가 책 밖으로 걸어나가기도 하고, ‘바다’를 펴면 고래상어가 눈앞으로 헤엄쳐오기도 했다.
AR콘텐츠가 일반적으로 스마트기기의 화면을 통해 제공되는데 반해 도서에 AR효과가 직접적으로 덧입혀진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책을 읽고 듣는 것을 넘어 경험할 수 있게 도와줘 아이들이 책에 대한 흥미를 높이기에 효과적으로 보였다. SK텔레콤은 오리지널 콘텐츠인 리얼리티북의 종류를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잼플레이스에는 10대의 태블릿 전자책이 비치된 ‘미디어 라이브러리’도 마련돼 있었다. 태블릿마다 각기 다른 영어교육 앱과 놀이 앱이 설치돼 있고, 정기적으로 콘텐츠를 교체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밖에 책 소독기 등도 따로 마련돼 있어 책과 각종 디바이스 등의 위생도 챙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잼플레이스에는 ‘클래스룸’이 있다. 현재는 방역상황 등을 고려해 온라인 교육만 계획하고 있지만 향후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을 위한 영어 독서 프로그램, 스마트폰·미디어 사용 습관 교육 등도 오프라인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어른들도 재밌다… ICT 서비스존 마련
그렇다고 잼플레이스가 아이들에게만 재밌는 공간은 아니다. 함께 온 보호자들도 충분히 즐길만한 요소가 있는 공간이다. 아이들에게 잼플레이스가 있다면 함께 온 보호자들에게는 ‘잼플레이스 스토어’가 있다. 잼플레이스 스토어는 기본적인 통신서비스 업무부터 ICT를 접목한 다양한 체험활동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잼플레이스 앞에 마련돼 아이들을 기다리는 동안 부모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동선이 설계됐다.
잼플레이스 스토어는 잼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인 만큼 잼에 특화된 단말이나 요금제, 웅진 스마트올 같은 교육 구독상품 등에 대해 전문 크루들에게 안내받고 사용해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보였다. 관련 악세사리 등도 상대적으로 다양하게 갖추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지난해 홍대 인근에 문을 연 ICT 체험공간 ‘T 팩토리’에서 볼 수 있던 서비스들도 여럿 보였다. 먼저 입구에는 스마트폰 자판기인 ‘셀프 키오스크’가 보였다. 터치 몇 번이면 스마트폰을 현장에서 수령하는 것은 물론 셀프 개통까지 가능하다.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만큼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급하게 구매해야 하는 고객 위주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역시 T 팩토리에서 선보였던 ‘베스트셀러 존’이 눈에 띄었다. 다양한 스마트폰을 집어 들면 기본적인 사양부터 실제 촬영한 사진을 통한 카메라 성능, 선호하는 구매층 등 다양한 정보를 최대 3개까지 한눈에 비교할 수 있어 편리했다. 부담 없이 살펴보기에도 좋아 방문 당시에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인 곳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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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스토어에 머물기 부담스러운 고객들은 야외 정원이나 건물 내 입점한 카페를 이용할 수도 있는 만큼 아이들을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지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건물 로비에 설치된 공간인 만큼 잼플레이스나 T 팩토리처럼 자신의 색을 오롯이 보여준다기보다는 약간 겉돈다는 인상을 받았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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