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대중음악 가수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이 불발됐다.
BTS는 한국시간으로 15일 오전 4시 진행된 제63회 '그래미 어워드 프리 세리머니(사전 시상식)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자로 호명되지 못했다. 수상작은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가 차지했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2012년 신설된 부문으로 듀오나 그룹, 컬래버레이션 형태로 팝 보컬이나 연주 퍼포먼스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이들에게 주어진다. BTS는 지난해 8월 디지털 싱글로 발매한 'Dynamite'로 후보에 올랐다. 해당 부문에 이름을 올린 건 한국을 넘어 아시아권 가수 중 최초다. BTS는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테이니의 '운 디아', 저스틴 비버·쿠아보의 '인텐션스', 레이디 가가·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 테일러 스위프트·본 이베어의 '엑사일'과 경합했으나 아쉽게 수상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BTS는 2017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 2018년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를 차례로 섭렵하며 미국의 저명한 음악 시상식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음악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그래미 어워드의 경우 2019년 시상자로서 처음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그래미에서는 래퍼 릴 나스 엑스와 합동 공연을 펼친 바 있다. BTS에게 그래미 수상은 최종 타이틀로 남겨진 과제였다. 하지만 '화이트 그래미'라 불릴 정도로 백인 중심의 보수성이 강하다고 여겨지는 그래미 수상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다만 BTS는 이날 오전 9시께 열리는 그래미 본 시상식에서 '노미네이트 및 퍼포머'로 선정되며 단독 퍼포먼스를 펼친다. 이는 한국 가수로서는 처음이다. 해당 무대는 한국에서 사전 촬영됐다. 리더 RM은 최근 미국 USA 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후보 지명이나 수상보다도 바랐던 것은 그래미 퍼포먼스"라며 "우리는 퍼포먼스 팀이기에 우리 노래로 무대를 하는 것이 이 여정의 최종적인 꿈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래미는 그동안 한국 뮤지션들에게 철옹성과 같았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1993년 클래식 오페라 부문 최고 음반, 음반 엔지니어인 황병준 사이드미러코리아 대표가 2012년 클래식 부문 최우수 녹음기술과 2016년 베스트 합창 퍼포먼스 부문에서 두 차례 수상했다. 한국 대중가수가 수상한 적은 없었다. 후보에 오른 것도, 단독 무대를 꾸미는 것도 BTS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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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 수상자 및 후보는 가수·프로듀서·녹음 엔지니어·평론가 등 음악 전문가들로 구성된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이 투표를 통해 선정한다. 수상자를 가리는 최종 투표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시상식이 1월에서 이달로 연기됐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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