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위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
26일 본회의 통과 가덕도 특별법
"여당 주도 야당 야합 '입법농단'" 비판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사전타당성과 예비타당성이 대폭 간소화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26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반대토론을 펼쳤지만 역부족이었다.
반대 측 토론에 나섰던 심상정 의원은 이날 본회의 표결에 앞서서도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냐"며 비판했다. 그는 "여당이 주도하고 제1야당이 야합해 자행된 입법 농단"이라고 했다.
심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 때 꼼수를 동원해 예비타당성 제도를 훼손했는데 이번 특별법은 예타제도의 명줄을 아예 끊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사업이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통령이 지휘하고 있는 정부에서 반대의견이 지배적이라면 여당 지도부에서 신중한 입법을 (대통령이) 지휘했어야 했다"면서 "그것이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책임있는 행동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보며 '가슴이 뛴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가슴이 내려앉았다"며 "가덕도까지 가서 입도선매식 입법을 압박하고 사전 선거운동의 논란을 자처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가덕도 공항을 짓기 위해선 "3개의 산을 바닷속에 집어넣어야 한다"며 "배가 산으로 가는 게 아니라 산이 바다로 가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왜 가덕도인가'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답을 내놔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국토부에 따르면 활주로 1본이면 12조 2본이면 18조, 김행공항을 없애고 가덕도로 집중할 경우 28조6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며 "이 법에서 말하고 있는 가덕도 신공항은 도대체 어느 것이냐. 절차도 생략하고 어떤 공항인지도 모르고 입지 선정을 법으로 알박기 하는 일은 입법사에도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 법이 통과되면 이는 집권여당이 주도하고 제1야당이 야합해 자행된 입법농단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도 표결 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곽 의원은 "가덕도는 섬이어서 공항을 지으려면 바다를 메워야 한다"며 "경제성이 떨어지고 안전에도 문제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많은 전문가들은 일본 간사이 공항처럼 지반 공학적 문제로 침하가 발생하고 태풍·해일로 공항 사용이 어렵게 되는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며 "이런 이유로 지난 2016년 동남권 신공항 조사를 했을 때 가덕도는 점수 미달 판정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업비가 최대 28조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국책사업인데, (이번 법안에는)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할 수 있는 특례 조항이 포함됐다"며 "소관 상임위에서 예타 조사를 최대한 단축해 처리해야 한다고 결론낸 상황을 뒤집은 것으로, 문재인 정부와 여당조차 가덕도신공항의 사업성이 매우 낮게 나올 것을 알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날 가덕도 특별법은 재석의원 229명 가운데 찬성 181명, 반대는 33명, 기권 15명으로 가결됐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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