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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깜깜이 예타면제' 100兆 돌파 초읽기…정치논리에 제도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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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깜깜이 예타면제' 100兆 돌파 초읽기…정치논리에 제도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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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거치지 않은 대규모 국책사업비(누적)가 100조원을 육박하고 있다. 이번 주 국회 본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되면 역대 정부 처음으로 '예타 면제 100조원 돌파'가 현실화된다.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국책사업을 견제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예타 제도가 정치적 논리에 사실상 무력화됐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대규모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 중 예타 면제가 확정된 사업은 총 120건으로, 그 규모는 96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철도를 비롯한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프로젝트 등에 대대적 예타 면제를 추진, 그 규모가 36조에 달했던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총 30조원(31건)에 해당하는 국책사업이 예타를 거치지 않았다. 2년 연속 30조원대의 예타 면제가 이뤄진 것이다. 누적 규모로 보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포함한 역대 정부 중 최고치다.


당장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 통과가 유력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도 예타 면제 조항이 담겼다. 가덕도 신공항은 들어가는 예산만 최소 10조원, 많게는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추산도 나오는 상황이다. 가덕도 신공항 논란은 수년째 이어온 것인데, 그 경제성을 제대로 평가받기도 전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여야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급속도로 추진됐다. 아울러 내달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이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예산까지 포함하면 올해에도 불과 1분기 만에 예타면제 사업비가 수십조원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예타면제는 1999년 김대중 정부때 첫 시행됐다.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에 대해서는 예타를 거쳐 재정 낭비를 막고 효율화를 이루겠다는 취지다. 쉽게 말해 '선심성 SOC 사업'에 마음대로 재정을 쓰지 못하도록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4년 1월 예외 조항(국가재정법 제38조 2항)이 신설되면서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데도 각종 이유로 예타를 피해가는 사례가 급격히 늘었다. 해당 조항은 공공청사·교육시설·문화재 복원 등 10가지 예외 근거를 나열하고 있는데, 특히 '지역 균형발전, 긴급한 경제ㆍ사회적 상황 대응 등을 위하여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 항목에 의해 사실상 예타 면제의 문이 활짝 열렸다. '국가 정책'이란 이유를 들어 사실상 얼마든지 자의적 해석에 따라 예타 면제가 가능해진 것이다.


실제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국가적 위기에 해당돼 긴급한 예산 투입이 가능한 케이스도 물론 있다. 지난해 4월 정부가 첫 지급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당시 관련 예산은 국회 심사 및 국무회의를 거치면서 예타 면제가 확정됐다.


문제는 선거와 같은 일회성 이유로 정치권에서 남발하는 공약성 SOC 사업이다. 대표적 사례가 현재 추진되는 가덕도 신공항이다. 오는 4월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권이 압도적 의석을 앞세워 급물살을 탔는데, 정작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조차 신공항 사업의 과도한 재정투입 및 경제효과 등을 우려하고 나선 상황이다. 소관 상임위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여당 내부에서도 예타면제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예타 면제를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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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해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덕도 신공항을 기필코 추진하겠다는 것과 예타는 별개의 건"이라며 "예타는 결과(사업 추진여부)를 구속할 수 없다. 만약 (예타) 결과가 나쁜데도 사업을 추진하려면 그래야 할 이유를 대고 하면 되고, 정치적인 책임을 질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 지도부가 예타 면제에 그토록 집착하는 것은 가덕도 공항 사업에 대한 분석과 정보 생산 자체를 봉쇄해 차후라도 역사적인 평가의 근거를 남기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법으로 거치게 돼 있는 예타 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키고 사초파괴까지 자행하는 것은 비겁해도 너무 비겁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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