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시론]자영업 내몰리는 악순환, 기업 일자리로 풀어야

시계아이콘01분 23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시론]자영업 내몰리는 악순환, 기업 일자리로 풀어야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AD

정치는 후진국이지만 경제에 있어서는 선진국에 가까운 한국에서 자영업자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은 미스테리라고들 한다. 한국은 '자영업자 공화국'이다. 전체 취업자 4명 중 1명이 자영업자로, 주요 7개국(G7) 평균의 2배가 넘는다. 올해 1월 2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 자영업자 비율은 24.6%에 달한다. G7 평균은 12%다. 미국 6.1%, 캐나다 8.2%, 독일 9.6%, 일본 10%, 프랑스 12.1%, 영국 15.6%다.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이 가능하겠으나, 유럽에서는 기업민주화가 덜 된 나라일수록 자영업 비중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기업민주화'란 소위 재벌그룹 지배구조 문제가 아니라, 직장 내의 수평적 기업문화를 말한다. 위계질서가 강한, 수직적이고 강압적 기업 문화를 가진 기업에서는 개성이 강한 사람들은 적응이 안 돼 사표를 내고 자영업으로 나선다는 것이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그 원인으로 들기도 한다. 해고가 어려운 반면, 한 번 직장을 잃으면 동일 조건 이상의 재취업은 거의 불가능한 경우 비자발적 실업자가 된 다음에 어쩔 수 없이 자영업자가 된다.


전공 불문, 대졸생이면 아무나 뽑아 훈련시키던 시대가 지난 것도 한 가지 원인이다. 요즘 기업은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이미 훈련된 전문가를 소수 채용한다. 구직자는 원하는 회사의 리쿠르팅 사이트에 자신의 이력을 등록하고 연락이 올 때까지 관련 경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면서 무작정 기다려야만 한다.


요즘은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아주 어려워졌다. 코로나19 감염병이 덮치기 전부터 한국 경제는 갖가지 규제로 이미 중증의 기저질환 상태였다. 소득주도성장의 깃발 아래 최저임금의 상승, 주 52시간 근로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저성과자 해고 불능 등으로 신규채용이 어려웠다. 최근 기업규제 3법, 노동법 관계법 개정,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사정은 더 어려워졌다.


이 모든 것의 결과는 자영업자 증가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들의 고용추이를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2017~2020년 4개년 간 자영업자의 수 자체도 크게 줄었으나,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8만5000개 창업했고,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3만6000개가 폐업했다. 자영업을 하기도 어렵지만, 하더라도 종업원 쓰기 무서워 가족끼리 구멍가게 영업을 한다는 말이다.


자영업자 대책은 하나뿐이다. 자영업자 수를 줄이는 것이다. 규제를 풀어 기업이 대규모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컨대 복합쇼핑몰은 전통적으로 고용률이 높은 산업인데, 의무휴일제와 온라인 영업제한 등으로 고용을 막고 있는 현실이 아닌가. 좋아서 자영업 한다는 사람은 드물다.


'코로나 상생 연대 3법'은 필경 '코로나 상생 강요 3법'이 되기 십상이다. 자영업자 대책이라며 무슨 '3법' 같은 이치에 닿지 않는 '3법 시리즈'를 만들어 기업의 팔을 비틀 것이 아니다. 감염병 사태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이익을 내 세금 납부하고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들을 찾아 더 많이 고용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포상하여 기를 살려야 한다. 지름길은 없다.


AD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