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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B] "장애 편견 없애고 학생과 공감하는 특수교사 되고 싶어요"

시계아이콘01분 33초 소요

자신에게 웃음 준 교사처럼 특수교사 되는 게 꿈
장애인과 비장애인 함께 소통하는 사회 만들고 싶어

[사이드B] "장애 편견 없애고 학생과 공감하는 특수교사 되고 싶어요" 강원명진학교에 재학 중인 박도현씨 (사진=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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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흔히 말해서 노는 거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여가 활동을 같이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우리끼리 노래방도 가고 영화관도 가보는 거죠. 저희는 특수교육 밖으로 나가 본 적이 없거든요. 비장애인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인간관계를 형성해보면 큰 공부가 될 거 같아요. 그러면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어울려 사는 사회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강원명진학교 고등부에 재학 중인 박도현(19)씨는 선천적으로 시신경을 작게 갖고 태어났다. 시야는 넓은 편이지만 먼 거리에 있는 사물을 구별하기 어렵다. 사람 얼굴을 구분하거나 간판을 찾는데 애를 먹는다.


"초등학교 4~5학년 됐을 때였어요. 처음으로 시외버스를 타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죠. 시각장애인처럼 안 다니려고 흰 지팡이를 안 들고 탔어요. 그런데 버스가 터미널에 서지 않고 그 맞은편에 내려준 거에요. 밤이니까 갑자기 어딘지도 모르겠고 너무 무서웠어요. 엄마 차만 다니다가 혼자 한참을 헤맸죠. 사람들한테 물어 볼 용기도 안 생기고요. 당시에 느꼈어요. 내 또래 다른 아이들은 자유롭게 시내, 시외버스를 타고 다닐 텐데 나만 뒤처지는 게 아닐까 하는 열등감을요."


[사이드B] "장애 편견 없애고 학생과 공감하는 특수교사 되고 싶어요"


6살 때부터 명진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도현씨는 12년 차가 됐다. 학생회장이기도 한 도현씨는 학교 안팎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태권도, 튜바, 트럼펫 등도 방과 후 활동으로 했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곧 잘 했던 그는 대회에도 나가게 된다. 당당히 출전은 했지만 막상 수상을 하지 못 하자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몸이 못 버텼던 거 같아요.무릎 부상까지 당하면서 스트레스가 너무 많이 쌓였어요. 그러다 보니까 우울증 증세까지 온 거죠."


당시 부모님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그는 "'이런 일은 너한테 주어진 기회다'라고 '다른 사람들은 못 한다'는 말씀이 와 닿았던 것 같다"며 "그 때부터 노력했던 결실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말했다.


[사이드B] "장애 편견 없애고 학생과 공감하는 특수교사 되고 싶어요" 스키 연습 중인 도현씨. (사진=본인 제공)


도현씨는 2017년 강원도 중·고등학생 종합실기대회 음악 분야 금관 독주 부문에서 2위, 2019년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4㎞ 클래식 블라인딩 부문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많이 좋아졌지만 간극은 여전히 존재한다. 도현씨는 지팡이 등을 가져 다니지 않지만 항상 어디를 갈 때마다 "시각장애인인데 조금은 보여요"라고 말한다. 도현씨는 "식당에 앉아서 메뉴판을 보지 못해 이런 음식을 파냐고 물어봤더니 '저기 메뉴판 있잖아요. 안 보여요?'라는 핀잔을 들었다"며 "당연한데 왜 못 보냐는 뉘앙스 같았다"고 말했다.


[사이드B] "장애 편견 없애고 학생과 공감하는 특수교사 되고 싶어요" '진로체험의 날' 수업을 하고 있는 도현씨 (사진=본인 제공)


도현씨의 미래 장래희망은 특수교사다. 올해 대학 입시에서 특수교육과에 들어가는 게 목표고 사회복지학을 복수전공 하고 싶다고 밝혔다. 특수교사가 되고 싶은 건 선생님들의 영향이 컸다. 그는 "선생님들이 웃음을 준다"며 "공감을 많이 하시면서 저희를 가르치실 때 행복해보이셨다"며 "진심 어린 대화를 해주실 땐 멋있어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틀 없이 이야기를 주고 받는 일상을 꿈꾼다. 장애와 관계 없이 함께 어울려 사는 모습이다. 공간적인 통합 과정은 어렵지 않겠지만 정서적 통합을 위한 준비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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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의 틀에만 있다 보니까 저희들은 그 밖의 대다수인 누군가는 우리 보다 무엇이든지 더 잘하겠지, 돈 많이 벌겠지 이런 막연한 생각을 하기도 해요. 비장애인에게 우리도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걸 좀 더 알리고 싶어요."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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