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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반기문 "내연車 퇴출, 산업·일자리 창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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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 인터뷰
"내연차 시장 좁아져…국제 트렌드 읽어야"
경제적 부담에도 기후정책 추진 긍정 응답
기후대응 과정서 서민 영향 최소화 해야

[아시아초대석] 반기문 "내연車 퇴출, 산업·일자리 창출 기회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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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 김보경 기자] "기후 위기는 바이러스와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건강이 나빠지면 나도 건강해질 수 없습니다. 기후 위기가 계속된다면 인류 전체와 미래 세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국가기후환경회의 사무실에서 진행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 대응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뤄야 한다는 게 국제사회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최근 우리나라도 문재인 대통령의 2050 탄소중립 선언을 시작으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국회에선 내년 탄소중립 관련 예산이 3000억원 증액됐고,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반 위원장은 "전 유엔(UN) 사무총장이자 파리기후변화협정에 열정을 다 바친 사람으로서 고맙다"면서도 "이러한 전환을 공정하게, 큰 탈 없이 추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의 역할을 당부했다.


실질적 탄소 배출을 제로(0)화하는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제조업을 비롯해 발전ㆍ수송 등 전 분야에서 온실가스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주요국에 비해 제조업 비중과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아 대대적인 혁신이 불가피하다. 반 위원장은 내연기관차 퇴출이 국내 자동차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대세를 거스를 순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고 "기후 대응이 다자외교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반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연기관차, 석탄발전 등 기존 산업ㆍ일자리에 대한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높고 주력 산업이 철강ㆍ석유화학과 같은 탄소 다배출 업종이다. 석탄발전 비중은 약 40%로 미국(24%), 일본(32%)에 비해 의존도가 높다. 탄소중립 추진 과정에서 특정 산업이 축소되고 기존 일자리가 줄어드는 피해가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소외되는 계층과 산업이 없도록 업종 전환, 고용 안정 방안, 지역 경제 대책 등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의 전환에 따른 자동차업계와 근로자의 피해를 보호해야 할 것이다. 에너지 전환에 있어선 석탄발전사와 근로자, 해당 지역 경제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제안한다.


-내연차 퇴출이 국내 자동차산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있다.

▲국제적인 트렌드를 읽어야 한다. 내연차시장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노르웨이는 2025년, 스웨덴ㆍ덴마크ㆍ네덜란드ㆍ인도는 2030년, 영국ㆍ독일ㆍ중국은 2035년이 되면 내연차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론 우리가 내연차를 아무리 많이 생산해도 팔 수 있는 시장이 없어진다. 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세를 도입하면 내연차시장은 경쟁력을 잃을 것이다. 내연차에서 수소차, 전기차로 전환되면 자동차 부품 생산 분야에서도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가 창출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기업은 변화에 스스로 적응하고 친환경차산업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하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힘든 과정일 수 있다. 하지만 내연차 관련 산업의 업종 전환, 부품업계 지원 등과 같은 정책적 노력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초대석] 반기문 "내연車 퇴출, 산업·일자리 창출 기회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기후대응, 다자외교 주요 의제 될 것
경제적 부담에도 기후정책 긍정 응답
대응 과정서 서민 영향 최소화 해야
바이든 당선 美파리협정 복귀 임박
국제사회 연대 강화·다자주의 회복 기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와중에 정부가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친환경을 이유로 서민 부담이 가중되는 것 아닌가.

▲경제가 위축되고 서민 생활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과 위기의식은 날로 커지고 있다. 유례없이 긴 장마와 코로나19처럼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변화들은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국가기후환경회의가 공개한 중장기 정책 제안을 보면 국민 부담과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내용이 적지 않았음에도 500여명의 국민정책참여단이 상당히 적극적인 결정을 내렸다. 경제적 부담으로 직결되는 휘발유와 경유 간 자동차 연료 상대가격 조정에는 84%가, 전기요금에 환경비용을 반영하는 방안에도 75%가 동의했다. 다만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서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부담을 가능한 한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전기요금 체계 개편 과정에서는 물가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고려하고 가격 상한선과 같은 소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소비자 보호 장치를 통해 국민의 고통과 어려움을 함께 감수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 연료인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을 다년간 점진적으로 조정하고, 친환경차 구매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담았다. 자동차업계 종사자 보호망을 구축하고 영세 화물차사업자를 지원하는 등의 보완 방안도 제시했다.


-파리협정에 따라 내년부터 신기후 체제가 출범하면 어떤 변화들이 예상되나.

▲2021년은 신기후 체제가 출범하는 해인 만큼 미국의 파리협정 복귀 등으로 국제사회의 연대가 강화되고 다자주의가 회복되는 해가 되길 희망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직후 파리협정 재가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파리협정을 체결할 때 미국 대표이던 존 케리 전 국무부 장관을 기후특사로 지명하고 국가안보회의(NSC) 멤버에 포함시켰다.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 위기 대응에 국가 안보 수준의 높은 정책적 우선순위를 부여하겠다는 메시지를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글로벌 리더십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동맹국들에 기후변화 대응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기후 대응이 다자 외교의 주요한 논의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철 미세먼지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내 미세먼지 감축 노력도 중요하지만 중국 등 주변국과의 협력이 절실하다.

▲동북아시아는 '호흡공동체'로,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는 미세먼지와 기후변화를 해결할 수 없다. 한중이 미세먼지 원인에 대해 상호 책임 공방을 하는 것보다 이슈 해결에 중점을 두고 긴밀한 협력과 공동 대응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긍정적인 점은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인 중국이 206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와 대기오염 문제를 정책의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동북아 협력을 제도화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유엔 아시아ㆍ태평양 경제사회이사회(UN ESCAP) 등 국제기구 차원에서 대기오염에 대한 과학적 연구 지원과 함께 대기질 개선 필요성에 대한 국제적 여론을 조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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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에 환경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가 부족하다. 교육부에서 환경을 선택과목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환경교육과가 있는 대학은 전국에 4군데뿐이다. 환경 교사를 뽑지 않으니 환경교육과 졸업생들은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민간 기업에 취업한다. 2050 탄소중립을 발표한 나라에서 정식으로 환경 교육을 받은 학생이 거의 없는 것이다. 내년에 환경교사 7명을 선발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부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까지 일대일로 두루 만나 환경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마침 최 교육감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이었다. 지난달 청주에서 열린 교육감협의회에 직접 참석해 전국 17명의 교육감에게 "교육과정을 개편할 때 환경 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대담=강희종 부장 mindle@asiae.co.kr
정리=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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