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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산책] 고양이당 - 제2의 묘생<猫生> 꿈꾸는 길냥이들의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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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만에 13마리→25마리
사람 손길 거부 안하고 다가와
입양 통해 책임있는 주인 연결
잘사는 모습 보면 가장 뿌듯해

[인스타산책] 고양이당 - 제2의 묘생<猫生> 꿈꾸는 길냥이들의 쉼터 '고양이당' 내부. 곳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고양이들이 시선을 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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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길을 걷다 보면 길고양이와 종종 눈이 마주친다. 배가 고파 사방을 경계하면서도 쓰레기통을 뒤지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강추위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거나 사람의 정이 그리워 고개를 비비는 녀석들까지 다양하다. 사람들은 생명에 대한 연민의 정을 담아 이들을 응원하고 보살핀다. 그렇다고 마냥 애정 어린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쓰레기봉투를 헤집어 놓아서, 그저 싫어서, 그도 아니면 학대하기 만만한 대상이라서 길고양이들은 수난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측은지심으로 길고양이 보호에 나선 이들이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중성화 후 방생 작업에 몰두하거나 입양에 나서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거두기란 쉽지 않다. 기르다 버리는 무책임한 행위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데다 한 생명을 기르는 데 따르는 책임감도 묵직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길고양이의 추위를 녹여줄 따뜻한 공간이 있다면, 하는 생각이 스치던 순간 발견한 곳이 ‘고양이당’이라는 곳이다.


서울 지하철 6호선 망원역 2번 출구에서 5분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은 유기묘들의 쉼터다. 동물을 사랑하는 인스타그래머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한다.


이곳의 문을 열면 은은한 노랫소리와 함께 3~4마리의 고양이들이 손님을 마중 나온다.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보는 고양이들을 뒤로 한 채 가게에 들어서면 흰색ㆍ갈색ㆍ검은색 등 가지각색의 털빛만큼이나 뚜렷한 개성을 가진 고양이들을 마주할 수 있다. 하는 행동도 제각각이다. 캣타워에서 나른한 표정을 짓는 고양이부터 바닥에 널브러져 누워있거나, 사료를 먹는 고양이들까지. ‘고양이들을 위한 놀이터’라는 설명이 잘 어울린다.


[인스타산책] 고양이당 - 제2의 묘생<猫生> 꿈꾸는 길냥이들의 쉼터 '로라'가 테이블 위에 앉아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단순히 ‘고양이 카페’처럼 보이는 이곳은 유기묘를 돌보는 일종의 보호소 역할을 하는 곳이다. 지난해 6월 최은정 대표(35)가 ‘제2의 묘(猫)생’을 응원하며 연 유기묘ㆍ구조묘들을 위한 카페다. 개업 당시 13마리 길고양이의 쉼터가 돼주었던 이곳은 어느새 25마리 고양이들의 보금자리로 규모가 커졌다. 최 대표는 “직장생활을 하다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 유기묘 카페를 방문했다. 그때 ‘달님이’라는 고양이를 만났고, 입양까지 하게 됐다”면서 “‘달님이’를 키우다 보니 유기묘를 향한 마음이 자연스레 커졌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내가 이 일에 깊숙이 발들이게 됐더라”고 말했다. 최 대표와 함께 세월을 보낸 ‘달님이’는 어느새 가게의 마스코트가 돼 손님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고양이를 위한 가게답게 ‘고양이당’이라는 명칭에도 특별한 뜻이 숨어 있다. 최 대표는 “‘고양이당’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우와, 귀여운 고양이당’이란 감탄사가 담긴 의미도 있고, ‘집’을 뜻하는 ‘~당(堂)’이라는 글자가 합쳐져 ‘고양이가 사는 곳’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치집단을 뜻하는 고양이‘당(黨)’이란 뜻도 되지 않을까 싶다. 정당에 당원이 있듯이 우리도 ‘당묘’들이 있다.” 최 대표는 실제로 이곳의 고양이들을 지칭할 때 ‘당묘’라는 단어를 애용한다.


사람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25마리의 ‘당묘’들은 모두 남다른 사연을 지녔다. 동물병원 앞에 버려진 ‘태성이’를 비롯해 온몸에 피부병을 앓아 털이 없었던 ‘북두’, 캣맘에 의해 구조된 ‘여우’까지. 특별하지 않은 고양이가 단 한 마리도 없다. ‘카페’와 ‘라떼’도 특이한 케이스다. 그는 “‘카페’와 ‘라떼’는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과 한 주민의 도움으로 살고 있었는데 다른 주민분들의 반대로 결국 갈 곳을 잃어 이곳에 오게 됐다”면서 “두 마리 모두 우리 가게에 왔지만, ‘라떼’는 단골손님에게 입양을 갔고 ‘카페’만 이곳에 남았다”고 설명했다.


[인스타산책] 고양이당 - 제2의 묘생<猫生> 꿈꾸는 길냥이들의 쉼터 '우절이'가 테이블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최 대표는 유기묘를 돌보고 치료해주는 일 외에 입양 상담을 통해 고양이들을 책임감 있는 주인에게 보내기도 한다. 지난해 입양 간 ‘루이’를 비롯해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다리와 눈이 불편했던 ‘은하’도 올해 입양돼 갔다. ‘루이’와 ‘은하’ 두 녀석 모두 좋은 주인을 만나 알콩달콩 살고 있단다.


최 대표는 이런 순간을 가장 행복한 때로 꼽았다. 그는 “고양이들을 입양 보낼 때가 가장 보람차다. 입양 후 잘사는 모습을 볼 때, 아프던 녀석이 건강을 되찾을 때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십마리의 건강 상태를 일일이 점검하고 치료해주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노릇이다. 최 대표는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는 마음”이라면서 “아픈 아이들이 있으면 약을 발라주거나 병원에 데리고 가게 되는데 내 노력만으로 한 생명을 살리기 힘들 때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지난달 이곳을 누비던 ‘계피’가 복막염으로 세상을 떠나 한동안 무기력함을 느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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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고양이당’이 유기묘와 좋은 주인을 연결해주는 ‘통로’ 역할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갈 곳 없는 고양이들이 이곳에서 잘 지내다가 다정한 주인을 만나 입양 가는 것처럼 좋은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런 선순환이 계속되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또 수많은 고양이가 여전히 버려지는 등 이유 없는 고통을 받는 것에 대해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고양이를 유기하는 이가 적지 않다”면서 “동물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져야 하고, 이런 책임감이 없다면 처음부터 키우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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