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 20주년…"세계인 모두의 잔치"
"25년전 지금의 나를 만들어...정신 이어받을 것"
"코로나19, 혼탁한 정치에 지혜로운 말씀 간절"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10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사무치게 보고싶다"고 그리움을 표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정 총리가 김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정치적 메시지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총리는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0주년 기념을 기념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김대중 대통령님은 오늘의 저를 있게 하신 정치적 탯줄이자 아버지"라며 "25년 전 저에게 내미신 손이 지금의 정세균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따라 대통령님이 사무치게 보고 싶다"며 "늘 그러셨듯 환한 웃음으로 손 잡아주시며 등 두드려 주실 것만 같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2000년 12월10일, 대통령님께서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던 그 날의 감동과 기쁨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오슬로 시청 메인 홀은 햇볕 정책을 상징하는 노란 꽃들이 가득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우리 교민들은 아리랑을 부르며 축하의 행진을 벌이고 전 세계에서 온 수많은 인사는 기립박수를 쳤다"며 "대통령님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진정 세계인 모두의 잔치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통령님께서는 한평생 민주주의를 위해 살아오셨다"며 "당신의 목숨을 빼앗으려던 정적마저 용서하시고 냉전으로 전쟁의 기운이 감돌던 한반도에 평화의 씨앗을 심으셨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은 자신을 녹여 민주주의의 첫 물방울을 만드셨다"며 "냉전의 얼음벽을 녹여 한반도 평화의 물방울을 만드셨다"고 했다.
이어 "지역 차별과 증오, 이념 갈등의 엄혹함을 녹여 용서의 물방울을 만드셨다"며 "대통령께서 만드신 물방울이 모여 민주주의의 물꼬를 트고 마침내는 민주주의와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을 만들 것입니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지난 20년 동안 우리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만드신 남북 화합의 강물에 평화의 배를 띄우고 있다"며 "비록 지금 남북평화와 비핵화 대화의 시계가 잠시 멈춰 섰지만, 전쟁 없는 평화 한반도를 향한 우리의 항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많은 국민들께서 코로나19와 혼탁한 정치에 힘겨워하고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김대중 대통령님의 지혜로운 말씀이 간절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님은 늘 국민이 먼저였고 대통령님께 국민은 난관을 함께 이겨내는 동지였다"며 "그 정신을 이어받겠다"고 했다.
정 총리는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시면 대한민국은 코로나19도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역설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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