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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中企 80% 이미 준수”…中企 “이대로 하면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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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제 유예종료 임박, ‘추가유예’ 없다는 정부
중기중앙회 설문결과 초과근로업체 83.9% “제도 도입 준비 못했다”
“80%이상 주52시간제 준수” 정부와 괴리

정부 “中企 80% 이미 준수”…中企 “이대로 하면 다 죽어” 주52시간제 유예종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가 ‘추가유예’는 없다 입장을 밝혔다. 중기중앙회 설문결과 초과근로업체 83.9%는 제도 도입 준비조차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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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김보경 기자] "미칠 노릇입니다. 납기는 정해져있는데 그 짧은 시간에 사람을 어떻게 구합니까. 못 구하면 죽으란 이야기밖에 더 됩니까"


경기도 시흥시의 자동차 부품제조기업 A사의 김순호(가명) 대표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주52시간제' 도입에 대해 "답답하다"며 "현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사업장은 직원 60명 규모로 내년 1월 1일부터 주 52시간제를 적용받는 근로자 50~299인 중소기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물량이 줄었던 상반기와 달리 최근 조금씩 생산량을 회복하면서 코앞으로 다가온 주 52시간제 도입에 김 대표는 난색을 표했다. 김 대표는 "납기를 맞추려면 연장 근무는 필연적인데 숙련공들을 갑자기 어디서 구해와 현장에 투입시킬지 갑갑하다"며 "도입을 막을 수 없다면 탄력근무제라도 병행해서 가지 않으면 우리 회사는 거래가 다 끊길 수도 있다"고 호소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16일 발표한 자료(50~299인 이하 사업장 500곳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소기업의 61%가 주 52시간제 준비를 완료했고, 나머지 39%는 준비를 못해 "계도기간을 연장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주52시간 초과근로 업체(218개사)'의 83.9%가 '제도 도입을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고, 해당기업의 90.4%는 '계도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정부 “中企 80% 이미 준수”…中企 “이대로 하면 다 죽어”


고용부 근거와 현실 괴리 커…통계 수치도 서로 달라

고용노동부는 50~299인 사업장 2만4000여곳을 대상으로 지난 9월 실시한 전수조사 결과를 주 52시간제 시행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11월 조사와 비교했을 때 기업들의 준비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9월 전수조사에서 80% 이상의 기업이 주 52시간제를 '준수 중'이라고 답했고, 90% 이상이 내년에 '준수 가능'하다고 전망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조사에서 '준수 중'인 기업이 57.7%, 작년 연말까지 '준비 가능'하다는 기업은 83.3%였음을 감안할 때 지난 1년간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라고 밝혔다. 준비를 완료하지 못한 기업은 지난해 11월 42.3%에서 19.0%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정 근로기준법은 사업장 규모별로 주 52시간제를 순차 적용하고 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2018년 7월, 50∼299인 사업장은 올해 1월, 5∼49인 사업장은 내년 7월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2018년 3월 법 개정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50∼299인 사업장에는 총 2년9개월의 준비기간을 준 셈이다.


이 장관은 계도기간 동안 기업들이 주 52시간제를 준비할 수 있도록 컨설팅, 인건비 지원,정책자금 지원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올해 초에는 돌발상황, 업무량 급증 등의 사유로도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 보완조치도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조업 회복되면 그때부터가 정말 문제”

하지만 고용부의 판단과 현장은 괴리가 크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얘기다. 울산의 조선업협력업체 B사의 박종수(가명) 공장장은 "최근 코로나19로 수주가 급감함에 따라 오히려 주52시간제 적용이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날씨가 좋아지는 내년에는 공기(工期)를 어떻게 맞춰야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박 공장장은 "조선업의 특성상 시급이나 일당 받고 일하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일이 한참 몰릴 때 연장 근무를 못하면 이분들 급여가 절반 이상 떨어진다"며 "그 돈 받고 일할 경력자 구하기도 힘들고, 그 자리가 비면 또 어떤 경력자가 와서 일하려고 하겠나. 하나가 밀리면 뒤로 줄줄이 멈추는 작업 특성 때문에 내년에 사람은 어떻게 구하고 공기는 또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발표한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업 5개사의 협력업체 대상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약 78%가 주 52시간을 초과하고 있고, 76%가 빈번하게 연장근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경진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는 조선업의 특성인 공정의 연속성, 선주에 의한 설계변경, 날씨에 따른 작업 지연, 공기준수의 중요성 등이 원인이다"며 "사내 협력사 근로자들이 낮은 연봉을 이유로 자주 이직하는 상황에서 주52시간제가 도입되면 조립, 족장(조선소 용어로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임시가설물) 등의 업무와 관련된 일부 직종은 연봉이 최대 40%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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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중소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면 신규채용은 더 어려워지고, 외국인 노동자 투입도 출입국 문제로 제한됐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경제적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그 부작용이 내년부터 서서히 업계에 나타날 것이므로, 제도도입의 충격 완화를 위해서는 탄력근로제가 함께 시행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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