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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전시공간으로 격하됐던 창경궁의 암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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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이왕가박물관 전시 관련 유리건판 사진 공개

일제 전시공간으로 격하됐던 창경궁의 암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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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가박물관 전시와 관련한 유리건판 사진 열여섯 점이 25일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공개된다.


이왕가박물관은 1909년 제실박물관(帝室博物館)이란 이름으로 창경궁 안에 개관한 전시 공간이다. 일제가 주도해 운영했다. 당시 일제는 식물원과 동물원을 함께 조성해 창경궁을 공원으로 격하시켰다. 명칭도 창경원(昌慶苑)으로 바꿨다. 1938년 덕수궁에 새로 세운 이왕가미술관으로 박물관 소장품을 이전하면서 폐관했다.


학계에 따르면 이왕가박물관은 창경궁 정전인 명정전(明政殿) 내부와 그 뒤쪽 툇간(退間·건물 바깥쪽으로 붙여 지은 공간)에 석조 유물, 함인정·환경전·경춘전에 금속기·도기·칠기류 유물, 통명전·양화당에 회화 유물을 전시했다. 아울러 1911년 옛 자경전 자리에 세운 신관 건물에 금동불상·나전칠기·청자 같은 이른바 명품 유물을 두었다.


일제 전시공간으로 격하됐던 창경궁의 암흑기


이 같은 배치 내용은 문헌에 근거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유리건판 사진은 직접 확인을 가능하게 한다. 명정전 내부에 전시한 팔부중상(八部衆像) 조각이 있는 석탑 기단부 면석(面石·평평한 돌), 금동불상, 중국 불비상(佛碑像)과 다른 건물에 설치된 고구려 벽화고분 모형 등이 촬영됐다. 관계자는 "촬영 대상 유물 곁에 고유번호를 기재한 표지와 크기 측정을 위한 자가 함께 놓인 것으로 보아 소장품 관리 업무의 일환으로 찍었다고 추정된다"고 했다.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이왕가박물관이 중국 불비상을 입수한 1916~1938년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제 전시공간으로 격하됐던 창경궁의 암흑기


국립고궁박물관은 이왕가박물관 소장 유물을 촬영한 유리건판 약 7000점을 소장하고 있다. 유리판에 액체 상태의 사진 유제를 펴 바른 뒤 건조한 것으로, 현대의 흑백사진 필름에 해당한다. 관계자는 "사진별로 디지털화 작업과 내용 확인을 완료한 상태"라며 "추가 준비 작업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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