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특혜? '일자리' 지키기 위한 것일 뿐"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9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한진칼이 7대 의무조항을 안 지키면 (위약금 5000억원을) 몰취하고 (지분을) 매각하고 (조원태 회장을) 퇴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특혜 시비 논란에 대해 "만약 이번 딜을 특혜라고 말한다면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특혜"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재벌 총수 특혜 논란'이 거센 것에 대해 "조 회장 일가가 비난받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 측과 협의한 것은 현 경영진이기 때문이고 모든 것은 항공운송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혈세 투입 지원으로 재벌 특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대한민국 경제에서 재벌이 지배하지 않는 곳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며 "재벌을 피하면 협상할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또 이 회장은 "조 회장이 경영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담보를 받고 협상을 했던 것이지 만약 3자 연합이 경영권을 갖고 있었으면 여기랑 협상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도 그는 "한진칼과 관련한 경영권 분쟁은 네버엔딩 스토리이고 다음 번 주총, 또 다음 번 주총서 누가 이길지 모른다"며 "엔딩을 기다리면 두 회사 모두 망한 다음에 항공산업을 재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권 분쟁을 이유로 중차대한 업무를 방기하는 것은 국책은행으로서 책임회피라 불가피하게 딜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조 회장은 물론, 3자 연합 측 강성부 대표와의 만남과 관련해 "이번 딜은 산은이 먼저 접촉한 것은 맞지만 어느 누구의 주선이나 영향력이 아니었다"라며 "다만 실무진에서 접촉한 것이지 (본인이) 조 회장을 만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또 "강 대표가 면담 신청을 한 적은 있지만 단지 기안기금이 투입되고 있는 기업과 관련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듣는 것은 밀실야합 등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실무진이 만나게끔 얘기됐지만 이후 강 대표가 연락을 끊어 면담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3자 연합은 협상의 주체가 될 수 없지만 생산적 목적을 위해서 제안을 한다면 언제든지 들을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진칼 사외이사 의장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의 연관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 회장은 "이분과 고등학교 동기는 맞고 2003년부터 2004년까지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재직 시 김석동 전 위원장께서 감독정책 1국장으로 1년 반 같이 일했다"면서 "하지만 2004년 9월 금감위를 떠난 후로 만난 기억도 통화한 기억도 없다. 좋은 동창이긴 하지만 막역한 사이, 만나는 사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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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이번 거래는 대한민국의 앞으로 항공운송산업의 명운이 달린 문제"라며 "정치적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것이 아니라 두 회사를 어떻게 합병해서 훌륭한 회사로 만들 것인가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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