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성에 고민 털어놓기 수월
"스트레스 공유하며 위로받아"
비전문적 요법 공유 부작용
곽금주 교수 "치유·상담효과 있지만
지나친 의존은 외려 위험"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올라온 고민 상담글. 코로나19 확산 이후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인 '코로나블루'를 호소하는 2030이 늘고 있다. 이들은 익명으로 고민을 토로하는 커뮤니티나 SNS를 이용해 고민을 상담한다.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김대현 인턴기자] #대학생 양지훈(26)씨는 페이스북 비공개그룹 '잠 안오는 사람들'에서 불면증 치료법 및 숙면법 등을 공유한다. 회원수가 17만명에 이르는 해당 커뮤니티에선 불면증 외에도 가정 문제나 진로 고민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양씨는 "나와 연결고리가 약한 사람들이라 오히려 걱정거리를 쉽게 털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블루(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때문에 생긴 우울감)나 취업ㆍ연애 등 고민거리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 공유하고 상담 받는 청년들이 부쩍 많아졌다. 전문 상담기관보다는 이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고민을 나누는 장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대면접촉이 없으니 고민을 털어놓기 수월하고 익명성 보장도 확실하다. 아무래도 비슷한 또래 사이에서 해법을 찾다보니 전문성은 떨어지지만 '고민을 털어놓는 것 자체가 고민 해결법'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도 있다.
직장인 이은성(30)씨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업무 스트레스를 공유하며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회사에서 겪은 갈등을 이야기하면 회원들이 '너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식의 응원 댓글을 남겨준다"며 "익명성이 보장되는 커뮤니티일수록 편하게 글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 같은 방식의 고민 상담에도 부작용은 있다. 의약품이나 치료법 등에 대한 비전문적 상담에 의존하는 경우다.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내 정신건강 정보를 나누는 게시판에는 "우울증약을 조울증약으로 바꾸고 효과를 봤다", "발표 공포증이 심해 내과에서 인데놀(혈압조절제)을 처방 받았다. 먹어보고 효과를 알려주겠다"는 등 약물 관련 후기글이 종종 올라온다.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등 불면증 치료제 효능이나 구매법을 알려주는 내용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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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해결책을 주지 않아도 누군가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하면 일종의 치유ㆍ상담효과가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스스로 통제 가능한 우울감을 넘어서는 심각한 상태라면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김대현 인턴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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