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On Stage] 뮤지컬 '광주' 민우혁 "1980년 광주 이야기 부담 크지만 배워요"

시계아이콘01분 3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편의대원 박한수 役…"광주 피해자들 '레 미제라블'보다 더 불쌍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박한수라는 인물이 실존했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배우 민우혁은 지난 6월 처음 전남도청을 방문했을 때의 느낌에 대해 이처럼 설명했다.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제작된 뮤지컬 '광주'에 출연하는 동료 배우들과 함께였다. '광주'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했다. 다음 달 8일까지 공연한다.


극 중 민우혁이 연기하는 인물 박한수는 편의대원이다. 편의대원은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 틈에 잠입해 첩보를 입수하고 유언비어도 퍼뜨리는 특수 군인이었다. 광주 시민을 폭도로 몰기 위해 폭력시위 조장 임무도 맡았다.


광주민주화운동은 1980년 일어났다. 민우혁은 1983년생이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얘기를 들었지만 굉장히 어렸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래서 작품을 마주했을 때 어려운 점이 많았다. 캐릭터 잡기가 그 어떤 작품보다 어려웠다."

[On Stage] 뮤지컬 '광주' 민우혁 "1980년 광주 이야기 부담 크지만 배워요" 민우혁 [사진= 뉴스컬처 김태윤 기자]
AD

박한수는 제대를 앞두고 진압작전에 투입된다. 목숨 걸고 저항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 자기에게 떨어진 명령에 회의감이 든다. 그는 시민들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우혁은 "박한수가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라며 "그만큼 표현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연습 과정에서 캐릭터가 수차례 변했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잘 몰랐을 때는 캐릭터를 완전히 악마처럼 표현했다가 광주 시민들과 만나면서 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인간적으로 확 바뀌어 너무 쉽게 용서받으면 안 되는 캐릭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고뇌하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관객들도 혼란스럽지 않고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한수가 변한 게 아니라 원래 진압하는 게 내키지 않았는데 억지로 하는 사람이라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캐릭터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


묵직한 역사를 다루기에 극이 주는 무게감은 크다. 민우혁은 커튼콜 때 그 무게를 느낀다고 말했다. "다른 작품에서는 공연이 끝나면 '후련하다, 잘 했어' 이런 느낌이 드는데 '광주'를 끝낸 뒤에는 먹먹한 느낌이다. 관객들의 박수 소리마저 다른 느낌이다. 관객들도 같은 마음을 느끼는 것 같다."

[On Stage] 뮤지컬 '광주' 민우혁 "1980년 광주 이야기 부담 크지만 배워요" 민우혁 [사진= 뉴스컬처 김태윤 기자]

고선웅 연출은 배우들에게 감정을 곧이곧대로 드러내지 말라고 주문한다. 배우가 슬퍼하고 괴로워하면 관객들은 더 힘들어한다는 이유에서다. "배우가 슬픔을 표현해야 관객들이 슬픈 장면임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다르게 지시하신다. 표현하고 싶은데 표현을 못 하니까 가슴속은 더 뜨거워지더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다."


그렇다고 극이 마냥 무거운 것은 아니다. "억울하게 죽은 야학 학생 용수가 꿈에서 트로트 가수로 신나는 노래를 부르는 등 굉장히 재미있는 장면도 많다. 현재 시국도 시국인 만큼 딛고 일어서는 배우들의 에너지를 보여줌으로써 관객들도 현실을 딛고 일어설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연하고 있다."


AD

민우혁은 '광주'의 대본을 보면서 '레미제라블'이 생각났다. 힘없는 민초들의 저항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두 작품에 공통점이 있다. "'레미제라블'의 뜻이 가여운 사람들, 불쌍한 사람들인데 광주 사람들이 오히려 더 불쌍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어렸을 때 그냥 광주에 폭도들이 있었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편의대원이라는 존재도, '임을 위한 행진곡'이 광주민주화운동 때 만들어졌다는 것도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처음 알았다. 이 작품을 보고 관객들이 편의대원의 존재에 대해 알고 당시 광주 사람들은 폭도가 아니고 폭도로 낙인찍힌 피해자라는 사실만 알게 돼도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