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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죽어가는데...수십명 모여서 사진?" 정은경 임명식, 거리두기 위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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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소상공인 "우린 피마르는데...다수 밀집 행사 너무해" 분통
질병관리청 "방역수칙 준수 모범 보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전문가 "모범보여야 할 질병관리청, 비판 직면할 수밖에"

"소상공인 죽어가는데...수십명 모여서 사진?" 정은경 임명식, 거리두기 위반 논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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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질병관리청을 직접 방문해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가운데 현장에 있던 주요 인사들이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관리 등 모범을 보여야 할 방역당국이 허술한 모습을 보이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영업을 일시 정지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전문가는 코로나19 대응에 컨트롤타워인 질병관리청에서 거리두기에 소홀한 모습을 보인 만큼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11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의 임명식이 열렸다. 이날 문 대통령은 직접 센터를 방문해 정 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근무 중이던 직원 수십 명이 모여 박수를 보냈다. 또한,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긴 했으나, 서로 일정한 간격을 두지 않은 채 다닥다닥 붙어 사진을 찍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방역 최일선인 질병관리청 현장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내로남불) 소상공인은 위험하다고 영업정지해서 다 죽어가는데...중대본 중수본 방문한 대통령님!!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밀접해서 모여도 되나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문 대통령이 참석한 정 청장 임명장 수여식을 언급하면서 "질본의 청 승격과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대통령이 내려간 걸 소상공인들은 충분히 이해한다"라면서도 "(방역) 명령을 실천하고 있는 중에 손님도 없는 상황에서 영업정지당해 다 죽어 가는데 공무원들이 빼곡히 서서 사진 촬영하는 장면을 소상공인은 어떠한 심정으로 바라봐야 하느냐"라고 토로했다.


이어 "소상공인은 지금 피 말라 죽어가고 있다"며 "공무원 업무는 코로나19 방역이고 잘하면 칭찬받겠지만, 반대편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제와 가정 파탄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해당 글은 15일 오전 8시 기준 904명의 동의를 받았다.


"소상공인 죽어가는데...수십명 모여서 사진?" 정은경 임명식, 거리두기 위반 논란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도 이번 청장 임명식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위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문 대통령이 질병관리청에 방문해서 임명장을 수여했다. 직접 내려가신 것은 처음 있는 일이고 상당히 잘한 결정이지만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당시 임명장 수여식 사진을 보며 "100여 명의 사람이 밀접접촉한 상태로 있다"며 "시민들은 결혼을 미루고 교회를 못 가고 가게에 손님을 못 받아도 묵묵히 정부의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는데 대통령이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위반하면서 행사 진행했다. 이게 정상이냐"고 지적했다.


차명진 전 의원도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이 '실내 50명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차 전 의원은 "지난 8월15일 재난대책본부장인 정세균 국무총리가 실내에서 50명 이상 모이는 집회 금지하라고 엄숙히 명령했다"며 "(그런데) 지난 11일 질병청장 임명식에서 대통령이 50명 이상 모이는 실내 집회를 개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망해서 굶어 죽으나, 코로나 때문에 죽으나 거기서 거기라는 식당 주인 절규는 사소한가"라고 거듭 비판했다.


반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잘 지켜 문제 될 게 없다는 의견도 있다. 직장인 김모(28) 씨는 "임명식 사진을 봤는데 그리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임명식을 몇 시간씩 한 것도 아닐 텐데 너무하지 않냐. 행사를 진행하면서 마스크를 내리고 음식을 먹거나 대화한 것도 아닌데 이런 비난은 옳지 않다고 본다"라고 했다.


"소상공인 죽어가는데...수십명 모여서 사진?" 정은경 임명식, 거리두기 위반 논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4일 오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질병관리청 개청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논란이 확산하자 정 청장은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임명장 수여 당시 발열 체크라거나 증상 체크 또는 기록, 명부작성과 같은 방역수칙은 준수하면서 진행했다"며 "임명장 수여 장소가 긴급상황실이라 같이 근무 중이던 직원들이 일시적으로 참여했던 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적하신 것처럼 자영업자들께서 그런 장면을 보고 고통과 괴리감을 느끼셨다는 거에 대해서는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며 "조금 더 자중하고, 방역수칙 준수 등에서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질병관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 및 공공기관의 공무, 기업의 필수적 경영활동 시에는 실내 50인, 실외 100인의 인원 제한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임명장 수여 시 대통령님께서 방문하신 것은 정부의 공무에 해당한다"며 "직원들은 상시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손 위생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근무했으며, 수여식 전 긴급상황실 근무 인원 외 직원은 상황실에서 퇴장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안내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일부에서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방역당국으로서 방역수칙 준수에 모범을 보일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전문가는 모범을 보여야 할 방역당국이 안일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모범을 보여야 할 질병관리청이 거리두기에 소홀한 모습을 보여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면서 "물론 축하할 일이고 굉장히 의미가 있는 행사이긴 하지만 현장에 역학조사를 하러 갔던 직원이 다시 돌아오기도 하는 질병관리청이 위험성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것 아닌가 싶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응에 최전선에 있는 현장 상황실인 만큼 안전에 만전을 기했어야 했다"며 "임명식을 비대면이든 거리두기를 잘 지킨 상태에서 진행하든 해야 했다"라고 덧붙였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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