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민준영 인턴기자] 박건호 역사 수집가가 이완용의 붓글씨를 구입한 이유를 밝혔다.
12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광복절 특집으로 박건호 씨가 출연해 자신이 모으고 있는 역사 자료들을 소개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박건호 씨는 1876년 문서를 공개하면서 "(1876년인) 병자년은 19세기 최대 가뭄이 일어난 시기였다. 내가 모르는 역사가 있구나. 내가 아는 건 반쪽짜리 역사였구나 생각이 들어 교과서 이외 역사를 찾아보기로 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일제 강점기에 발행된 크리스마스 씰을 공개하면서 "초판과 재판의 차이를 보여주는데 일제가 초판을 금지하고 압수를 해버렸다"라며 "산이 너무 높게 그려졌다는 거다. 금강산이 독립정신을 심어준다는 이유에서다. 1940~1941년 당시 '소화'라는 일본식 연호를 써야 했는데 서기를 써서 디자인을 새로 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故 손기정 선수의 친필 사인도 소개하면서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가 우승한 날이 8월9일이다. 우승하고 사흘 뒤에 사인한 거다"라며 '남아있는 사인 중 제일 오래됐다. '기테이 손'이라는 이름으로 참가했는데 우승하고 나서 'KOREAN'이라고 쓰고 손기정이라고 썼다. 고향 친구에게 보내는 엽서에 '슬프다'라는 세 글자만 적었다"라고 밝혔다.
박건호 씨는 자신이 경매로 모은 이완용의 붓글씨도 공개했다.
이를 본 유재석이 "이건 보고 싶지 않다. 꼭 봐야 하나. 선생님은 대체 이걸 왜 모았나"라고 묻자 박건호 씨는 "안 봐도 된다. 물론 나도 모으고 싶은 건 안중근 의사의 글씨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중근 의사의 붓글씨는 경매에 나오면 보통 5억원 정도 한다"라며 "'경천'이라고 쓴 글씨가 있는데 더 긴 글은 15억원을 호가한다. 반면 이완용의 글씨는 1/100 가격이다. 비싼 것도 40만원을 넘지 않는다. 그래서 구매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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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못나고 더럽고 아픈 역사도 역사니까 저 같은 사람이 안 모아두면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역사의 큰 흐름에서 안중근 의사는 승리자고 이완용은 패배자다. 언젠가 안중근 의사의 붓글씨를 구하고 싶다. 훗날 함께 놓였을 때 안중근 의사의 정신이 더 빛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민준영 인턴기자 mjy705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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