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조용준의 여행만리]숲이 나를 깨운다‥비자나무, 편백나무숲 이것이 힐링이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2분 47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치유의 땅 장흥으로 떠나는 숲속 힐링 여정

[조용준의 여행만리]숲이 나를 깨운다‥비자나무, 편백나무숲 이것이 힐링이다 억불산 편백숲을 걷고 있는 여행객들
AD


[조용준의 여행만리]숲이 나를 깨운다‥비자나무, 편백나무숲 이것이 힐링이다


[조용준의 여행만리]숲이 나를 깨운다‥비자나무, 편백나무숲 이것이 힐링이다 보림사 비자림숲-한국관광공사제공


[조용준의 여행만리]숲이 나를 깨운다‥비자나무, 편백나무숲 이것이 힐링이다 비자나무

[조용준의 여행만리]숲이 나를 깨운다‥비자나무, 편백나무숲 이것이 힐링이다 보림사 삼층석탑


[조용준의 여행만리]숲이 나를 깨운다‥비자나무, 편백나무숲 이것이 힐링이다 고영완 가옥으로 가는 길


[조용준의 여행만리]숲이 나를 깨운다‥비자나무, 편백나무숲 이것이 힐링이다


[조용준의 여행만리]숲이 나를 깨운다‥비자나무, 편백나무숲 이것이 힐링이다 장흥대표 먹거리인 장흥삼합과 한우된장물회, 갯장어 샤브샤브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국의 여름축제들이 줄줄이 취소되었습니다. 여름 대표축제로 자리 잡은 정남진 장흥 물축제도 올해는 개최하지 않습니다. 매년 수만명의 여행객들이 장흥을 찾아 물놀이를 즐기며 더위를 잊곤 했습니다. 하지만 장흥에는 물축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는 곳마다 산이 병풍처럼 서 있고 계곡엔 맑은 물이 넘쳐납니다. 우거진 숲과 정자, 문학의 향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뿐인가요. 장흥삼합, 된장물회, 갯장어 샤브샤브 등 여름 입맛을 확실하게 잡아줄 먹거리도 풍부합니다. 그중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과 충전을 제공해줄 숲속 여정을 떠나봅니다. 가지산 자락에 고즈넉이 들어선 절집 보림사의 비자나무숲입니다. 아늑한 숲길을 걷다보면 지친 몸과 마음이 절로 치유되는 것 같습니다. 쭉쭉 뻗은 억불산 편백나무숲은 또 어떠한가요. 하늘을 덮은 청정림은 울창하고 그 사이를 걷는 숲길은 색다릅니다. 공기도 다르고 햇빛도 다릅니다.


가지산 비자나무 숲에 들기 전에 보림사부터 둘러보자. 보림사는 860년(헌안왕 4)에 창건된 통일신라시대 고찰이다. 인도 가지산의 보림사, 중국 가지산의 보림사와 함께 '동양의 3보림'으로 불린다. 원감국사와 각진국사 등 대선사들이 이곳에 머물렀다고 전해진다.


절 마당에 서서 둘러보면 가지산 봉우리들이 연꽃을 닮았다. 보림사가 연꽃 한가운데 자리 잡은 셈이다. 보림사 범종 소리가 은은하고 여운이 긴 이유도 가지산이 울림통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김영남 시인은 보림사 범종 소리를 소재로 '보림사 참빗'이라는 시를 썼다. "먼 보림사 범종 소리 속에 / 가지산 계곡 예쁜 솔새가 살고,,, / 난 이 범종 소리를 만날 때마다 / 이곳에서 참빗을 꺼내 / 엉클어진 내 생각을 빗곤 한다."


경내에는 귀중한 유물이 많다. 보림사 남ㆍ북 삼층석탑과 석등(국보 44호), 철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 117호), 동 승탑(보물 155호)과 서 승탑(보물 156호), 보조선사탑(보물 157호)과 보조선사탑비(보물 158호) 등이다. 남북으로 세워진 삼층석탑은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과 닮았다. 870년(경문왕 10)에 만든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석탑이다.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은 우리나라에 있는 철불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불상 왼팔 뒷면에 858년(헌안왕 2) 김수종이 왕의 허락을 받아 불상을 조성했다는 명문이 있다. 이 명문은 신라 시대에 지방 유지가 개인 재산으로 불상을 조성할 만큼 불교가 전국적으로 퍼졌음을 보여준다.


이제 보림사 뒤쪽 울창한 비자나무 숲으로 가보자. 수령 300년이 넘은 비자나무 5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참나무와 단풍나무, 소나무도 많이 자란다. 1982년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됐고, 2009년 산림청과 (사)생명의숲, 유한킴벌리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천년의숲' 장려상을 받았다. 비자나무는 회색이 약간 도는 갈색 껍질을 두르고 있다. 목재 질이 좋아 바둑판이나 가구로 쓰인다. 열매의 기름은 기침을 멎게 하고 배변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비자나무 숲 사이로 시냇물처럼 산책로가 나 있다. 숲이 깊고 깊어 한여름 거센 햇빛 한 올도 침범하지 못한다. 다소곳한 길을 따라 걷노라면 몸도 마음도 초록으로 물드는 것 같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숲 내음이 가슴에 들어찬다. 낮은 바람소리와 새소리가 이어진다. 참으로 상쾌하고 청량한 기운이 가득한 풍경이다. 이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 절로 힐링이 된다.


숲 곳곳에는 의자와 삼림욕대도 마련됐다. 산책로는 경사가 급하지 않아 누구나 걷기 쉽고, 천천히 걸어도 20분이면 충분하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여행객은 "숲에 들면 코를 자극하는 향기도 좋고 온몸을 스치는 바람에 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비자나무 숲길을 걷다 보면 나무 사이사이 잡풀이 무성한데, 자세히 보면 야생 차밭이다. 그래서 이 길을 '청태전 티로드'라고 부른다. 청태전(靑苔錢)은 '푸른 이끼가 낀 동전 모양 차'라는 뜻, 가운데 구멍을 뚫어 엽전을 닮았다. 1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발효차로, 삼국시대부터 근세까지 장흥을 비롯한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야생 찻잎을 따서 가마솥에 덖고 절구에 빻은 뒤 엽전 모양으로 빚어 발효한다. 장흥다원이나 평화다원에 가면 청태전을 직접 만들고 맛볼 수 있다.


청태전 티로드를 한 바퀴 돌아 나오면 다시 보림사다. 땀도 흘렸으니 시원한 약수를 맛보자. 대웅보전 앞에 오래된 약수가 있다. 약수터 샘 안에 물고기가 몇 마리 보인다. 마실 수 있는 물로 맛이 상쾌하다. 한국자연환경보전협회가 '한국의 명수'로 지정했다.


장흥 읍내에서 가까운 억불산에는 '치유의 숲'으로 불리는 편백숲 우드랜드가 있다. 우드랜드는 억불산 자락 100만㏊ 편백나무 숲에 들어섰다. 숙박시설과 산책로, 풍욕장 등이 마련된 힐링단지다.


편백나무숲에 들었다. 연일 이어진 장맛비에 숲은 촉촉해져 편백향이 짙고 그득하다. 맑고 상쾌하기 그지없다. 편백나무 사이를 가로질러 놓인 완만한 나무데크를 따라 숲을 오른다. 서로 견주 듯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나무들이 울창하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편백림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듯싶다. 하늘을 덮는 나무의 녹음은 보기만 해도 서늘하고,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볕은 청량하다.


편백숲군락지 정상에는 '풍욕(風浴)장'이 있다. 편백숲우드랜드의 명물중 명물이다. 숲에서 바람으로 맞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곳이다.


풍욕장 해먹에 눕자 세상과 격리된 느낌이다. 사람들의 소리는 잦아들고 바람에 흔들리는 이파리 소리, 새들의 지저귐만 대지에 가득하다. 하늘은 나무의 녹음으로 가렸다. 완전한 휴식이다.


억불산 자락 평화리에 '상선약수 마을'이 있다. 마을에서 가장 매혹적인 공간은 오래된 소나무와 배롱나무(목백일홍)를 둘러치고 있는 연못이다. 소나무(松)와 백일홍(百)이 있는 연못(井)이라 해서 '송백정(松百井)'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연못 옆에 바짝 붙어있는 짧은 숲길 끝에 고영완 가옥이 있다. 입구부터 아름드리 거목이 담장 아래서 둥치를 뻗고 있다. 둥글게 휘어지는 돌계단 주위에는 이끼와 양치식물들이 촉촉한 습기로 반짝인다. 한쪽에는 대숲이 하늘을 가린다. 상쾌하고 청량한 기운이 가득한 풍경이다.


장흥=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경부, 천안논산,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동광주나들목으로 나와 광주외곽순환도로에서 29번 국도를 타고 화순 쪽으로 빠진다. 화순읍을 지나 이양면소재지에서 장평 쪽으로 우회전한다. 다시 유치 방면 이정표를 보고 가다보면 보림사 가는길이 나온다.


△먹거리=대표 음식은 키조개 관자와 표고버섯, 한우가 어우러진 장흥삼합을 꼽지만, 여름에는 갯장어샤부샤부가 맛있다. 장어 뼈와 대추, 엄나무 등을 넣고 된장을 풀어 끓인 육수에 칼집을 낸 갯장어 토막을 데쳐 샤부샤부로 즐긴다. 된장물회도 여름철 별미다. 농어나 돔의 속살, 잡어 등을 약간 익은 열무김치에 된장을 풀어 양파, 풋고추, 마늘, 매실과 막걸리를 숙성시킨 식초 등과 버무려 낸다.



△볼거리=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가 촬영되기도 한 소등섬은 바다 갈라짐 현상을 체험할 수 있다. 유치자연휴양림은 짙은 숲과 폭포, 캠핑장 등을 갖춘 장흥의 명소 휴양림이다. 천관산 갈대밭과 천관문학공원도 있다. 장동면에 있는 해동사는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국내 유일한 사당이다. 토요장터도 이름났다.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