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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불신의 공간" 성범죄 교직원, 절반은 여전히 학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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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내 불법촬영 등 성범죄 교사 적발 잇따라
성범죄 교직원 3년 간 500여명…절반 여전히 신분유지
전문가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강력 시행해야"

"학교는 불신의 공간" 성범죄 교직원, 절반은 여전히 학교에 지난 2018년 학생회 날 스쿨미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성범죄 교사 처벌에 대한 문구를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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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강주희 인턴기자] 학교 내 성범죄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3년 동안 성범죄를 저지른 교직원 중 절반가량이 여전히 교단에 있는 것으로 파악돼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교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미투' 이후 학교 내 성범죄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었지만, 이에 대한 대처는 여전히 미온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학교 내 성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준영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달 27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초중고 교직원 성범죄 현황'에 따르면 2017∼2019년 성범죄로 징계를 받은 교직원은 모두 552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00명(54.3%)은 파면·해임 등의 징계를 받아 학교를 떠났지만, 나머지 252명은 강등·정직·감봉 등 징계를 받아 여전히 교직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범죄를 저질러 징계를 받은 교직원 중에는 교사가 가장 많았으며, 전체의 88%인 490명으로 집계됐다.


교사의 성범죄 징계 건수는 최근 3년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7년 146건 △2018년 155건 △2019년 189건으로 나타났다. 성범죄 대상으로는 학생이 가장 많은 341명(62%)이었고, 교직원 117명, 일반인 94명 순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5월에는 경남 김해, 창녕의 현직 교사들이 교내 여자 화장실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했다가 적발돼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해당 교사들은 현재 직위해제가 된 상태지만, 학생들은 '학교가 불신의 공간이 되었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경남 고성의 한 고등학교 졸업·재학생으로 구성된 '경남 A 교사 불법 촬영 사건 대응 모임'은 20일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믿고 따랐던 선생님의 행동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드러나면서 당혹감과 배신감, 분노 등 감정을 느꼈다"면서 "혹시 우리를 몰래 찍지는 않았을지, 또 다른 범죄를 일으키진 않을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는 학교 구성원의 신뢰 문제와 연결된다. 학교가 불신의 공간으로 바뀌었다"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A 교사를 즉시 파면하고,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도 교육청 자체 양형 기준을 마련해 가해자를 징계하라. 피해 범위를 정확히 확인하고, 지원을 요구하는 학생들에게 익명성과 안전이 보장되는 방식으로 법률·의료적 지원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학교는 불신의 공간" 성범죄 교직원, 절반은 여전히 학교에 지난달 20일 경남 고성 모 학교 학생들이 최근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해 구속된 교사를 엄벌하고,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성희롱·성폭력범죄 근절 및 성 평등 정책 기반 구축을 위한 '양성평등정책담당관직'을 교육부를 비롯한 고용노동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대검찰청, 경찰청 등 주요 기관 8개에 신설했다. 그러나 교육 분야 양성평등 정책담당관은 지난 1월 이후 수개월째 공석 상태를 유지하는 등 운영이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내 성범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음에도 재발 방지를 위한 정책은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아 이런 대책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배 의원은 "교육기관 내 성범죄 근절 정책을 담당하는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이 올해 2월부터 쭉 공석인 상태"라면서 "교육부는 교내 성범죄를 비롯한 각종 범죄관련 통계조차 시도교육청에 요청해서 받는 등 교직원 관리에 소홀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2018년 미투 사건을 계기로 교육부 등 관계부처가 마련한 교육 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의 효과가 전혀 없다"며 "형식적인 대책이 아니라 교육부가 주도하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학교 내 성범죄 근절을 위해 성범죄 교직원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하는 등 강력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공교육 현장에서 성범죄가 일어났을 때 해당 가해 교사를 바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제도가 강력하게 시행되어야 한다"면서 "가해자가 아동 청소년을 만나는 교육 현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은 절대 옳지 않고, 재판을 거쳐 그 사건이 성범죄 사건으로 인지가 된다면 파면이나 해임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쿨미투'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마련된 정책을 시행하는 교육부 담당관이 공석이라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런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홍보만 하고,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라면서 "담당관을 임명하고 그에 맞는 권한과 직위가 부여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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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대표는 "교직원들의 전반적인 성인지 감수성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학교 내 성범죄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가 외부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교내에 성폭력 경험을 이야기하고 처리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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