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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살아있다면 양심 고백 좀 해달라" '개구리 소년' 유족, 눈물의 호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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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장기미제사건 '대구 개구리소년 사건' 유족 대표 인터뷰
경찰 재수사 방침…유의미한 증거 아직 없어 안타까움도
유족 "바로 어제 일어난 일 같아…도대체 누가 그랬나" 울분

"범인 살아있다면 양심 고백 좀 해달라" '개구리 소년' 유족, 눈물의 호소 [인터뷰] 17일 오후 '대구 개구리 소년' 사건 유족 대표 우종우 씨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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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연주 인턴기자] "지금이라도 범인이 내가 그랬소,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처벌도 못 하지 않습니까."


30년 가까이 미제로 남은 '대구 개구리소년 사건' 재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실종 아동들 유류품에서 용의자 특정을 위한 단서를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미제사건 수사팀은 지난 6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실종 아동 유류품에서 의미 있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개구리소년 사건' 이란 1991년 3월26일, 대구시 달서구 성서 지역에 살던 초등학생(당시 국민학생) 5명이 인근 와룡산에 올라갔다가 함께 실종된 사건을 말한다. 당시 3~6학년이었던 소년들은 저녁때가 돼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이에 부모들은 저녁 7시50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소년들이 산에 올라가는 것이 확인된 시간대는 최초 오전 9시께였다. 해당 시각은 동네 주민과 학교 친구, 친형 등에 의해 확인된 시간대였다.


"범인 살아있다면 양심 고백 좀 해달라" '개구리 소년' 유족, 눈물의 호소 [인터뷰] 1992년 3월 22일 대구시 서구 합동유세장에서 개구리소년 찾기를 호소하는 실종소년 가족들. 가장 왼쪽이 유족 대표 우종우 씨.사진=연합뉴스


최초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은 소년들이 산에서 길을 잃었다고 판단해 부모들과 함께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소년들은 발견되지 않았다.


초등학생 5명이 한꺼번에 실종되었다는 사실에 당시 대통령의 특별지시가 내려졌고 경찰과 군은 수천 명의 인력을 동원하며 전국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실종 사건이 발생한 지 10년 넘게 지난 2002년 9월26일, 사라졌던 소년들의 유골이 발견되면서 잠시 활기를 띠는 듯했던 수사는 결국 흐지부지 마무리됐다. 사건의 공소시효 15년도 2006년 3월26일 만료되면서 유족의 시름은 더 깊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9월20일 민갑룡 경찰청장이 역대 경찰청장 중 처음으로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장소를 찾아 재수사 방침을 밝히면서 국민적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비록 아직 유의미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유족 대표 우종우(73·우철원 군 아버지) 씨는 "바로 어제 사건이 일어난 것처럼 여전히 아이들을 잊을 수 없다"면서 "반드시 누가 왜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밝혀내야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17일 낮 서울 청량리에 있는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 모임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우 씨와 일문일답.


-국과수 결과가 좋지 않은데 실망감이 클 것 같다.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아이들 유류품이 많지 않았다. 적은 숫자의 유류품으로 크게 성과를 얻을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지 10년 만에 유류품이 나오지 않았나, 그 긴 시간 동안 많이 (증거가) 훼손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유의미한 증거가 없다. 경찰이 재수사 방침을 밝혔지만, 공소시효도 끝났고, 시간도 많이 흘렀다. 그럼에도 앞으로 지속해서 '개구리 소년' 진상규명을 위해 활동할 의향이 있나

▲물론이다. 애가 사라졌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유나 좀 알아야 하지 않겠나. 일각에서는 타살이라는 얘기도 있다.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 이제 30년이다. 예전에는 활발하게 움직였는데 이제 70세 넘은 노인이 됐다. 아이들을 누가 그랬는지 왜 그랬는지 알 수 있을지 모르겠다. 뭐 때문에 그렇게 겨우 자라난 아이들을 무슨 원한이 있길래 5명을 한꺼번에 그렇게 만들었는지 알고 싶다.


-말씀 그대로 3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아이들을 떠올리면 바로 어제 일어난 일 같을 것 같다.

▲그렇다. 다 동네에 살았다. 놀다가도 아버지가 퇴근하면 다들 달려와 안겼다. 아빠 100원만 달라고 했다. 그 모습이 훤하다. 눈에 훤하다. 그리고 많이 좀 힘들기도 하다. 이건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일이다.


-도대체 누가 왜 이런 일을 벌었을 것 같나

▲떠도는 소문 중에 군인이 그랬다는 건 믿지 않는다. 아이들이 뭘 본 걸 숨기기 위해 그런 건 아닌가. 이건 온전히 그냥 내 생각이지만 누군가 아이들을 살해하고 백골 상태에 이르자 산으로 옮긴 것 아닌가 싶다. 그리고 작정하고 '영구 미제 사건'으로 만들 생각이면 5구의 시신을 이곳저곳에 놔둘 텐데, 한 구덩이에 그렇게 해놨다. 모두 유골 상태라서 그렇게 한 게 아닌가 싶다.


"범인 살아있다면 양심 고백 좀 해달라" '개구리 소년' 유족, 눈물의 호소 [인터뷰] 우종우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자신의 아들 우철원 군 사진을 보이고 있다. 우 씨는 이 사진에 대해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운동회 때 찍은 사진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30년 동안 생업도 포기하고 그야말로 전국 이곳저곳을 다녔다.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그렇다. 처음에는 매일 꼬박 3년 내내 찾아다녔다. 전단을 만들어 전국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병행하며 아이들을 찾아 나섰다. 먹고 살아야 하니까. 그때부터 경찰에 온전히 이 일을 맡겼다. 경찰들도 정말 고생 많이 했다. 특히 제보가 들어오면 그날은 제보받은 장소로 바로 이동하고 그랬다. 실종자 가족으로 사는 것 그 처지가 아니라면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애가 타고 속이 타들어 가는지 모른다.


우리가 네 식구다. 넷이 밥을 먹는데 한 사람 자리가 빈다. 밤새 문을 열어놓고 방문 열어놓고 기다리는데도 안 온다. 그날부터 밥맛이 없다. 기다리고 기다리는데도 안 온다. 정신 나간다. 그러다 보니 세월이 벌써 이렇게 됐다.


"범인 살아있다면 양심 고백 좀 해달라" '개구리 소년' 유족, 눈물의 호소 [인터뷰] 우 씨가 지난 2002년 9월26일, '개구리 소년' 유골이 발견된 장소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


-어떻게 수소문을 하고 다녔는지 궁금하다.

▲그때는 좀 시국도 어수선하고 여러 범죄도 자주 일어나니까, 기본적으로 앵벌이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 찾아다녔다. 무인도고 가봤다. 섬도 찾아가고 바지선도 들여다보고 온종일 매일 매일 그렇게 살았다.


-이 사건이 사고가 아니라면 범인에게 하고 싶은 말 있나

▲공소시효도 끝났다. 양심 고백을 했으면 좋겠다. 뉴스에 얼굴이 나오지 않아도 된다. 그냥 어디 쪽지에 '내가 그랬다' 짤막한 설명 정도 달아서 어디 동사무소에 메모하고 갔으면 좋겠다. 도대체 왜 그랬나. 왜 죄 없는 아이들 5명을 그렇게 한꺼번에 그랬나. 어떤 방식으로든 좀 알려달라. 이렇게 호소한다.


-국민과 경찰 그리고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개구리 소년' 사건으로 인해 정말 많은 국민께 큰 도움을 받았다. 특히 경찰들도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말씀드리기 송구하지만 그래도 지속적인 관심을 주셨으면 좋겠다. 정부도 관심을 계속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그동안 받은 국민적 관심에 우리가 보답하는 길은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 밝혀내는 것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국에 실종자 가족들이 적지 않다. 그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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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들의 생사라도 알고 있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은 애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른다. 그냥 하루하루 피 말리며 살고 있을 것이다. 실종자 가족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정말 큰 힘이 된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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