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발표된 '크리스퍼 카스9' 이른바 유전자 가위 기술은 목적에 맞게 유전자를 편집해 완벽한 조건을 갖춘 '디자인 베이비'를 탄생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년 발표된 '크리스퍼 카스9' 이른바 유전자 가위 기술은 목적에 맞게 유전자를 편집해 완벽한 조건을 갖춘 '디자인 베이비'를 탄생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러스트 = 이진경 디자이너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제니퍼 다우드나 UC버클리 교수는 2012년 8월 ‘사이언스’지(誌)에 ‘크리스퍼 카스9’ 기술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정 DNA에 결합하는 RNA와 결합된 DNA를 잘라내는 카스(CAS)9으로 구성된 이 기술은 거대한 게놈 속 아주 작은 유전자서열까지 찾아내 제거하거나 바꿀 수 있는 유전자 가위로 불린다. 2018년 중국 남방과학기술대학 허젠쿠이 교수는 이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에이즈 면역력을 갖게끔 편집된 유전자로 쌍둥이 아이를 출산시켜 논란에 휩싸였다. 당초 치료법이 없는 심각한 중증 질환에 한해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한 기술을 배아 착상 단계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선천적 질환, 불치병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유전자 가위는 완벽한 인간을 만들기 위한 도구로 전용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모, 지능, 신체 조건을 목적에 맞게 ‘편집’할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은 곧 유전자 맞춤형 아기의 상업화를 가능케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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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벽하다는 완벽하다에서 완을 빼고 신을 뜻하는 영단어 God을 넣어 강조한 단어로 통상 빼어난 외모의 소유자를 수식할 때 사용된다. 유전자 가위 기술로 신의 영역에 도전한 인간의 욕망은 곧 현실적인 고민에 부딪쳤다. 태아가 한 손이 없을 때 낙태를 허용해야 하는지, 팔 하나가 완전히 없을 때 낙태를 허용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던 과거 프랑스의 고민은 이제 모든 여성에 대한 무료 양수 검사를 통해 염색체가 손상된 아기의 출생을 예방(?)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자는 미국의 계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디자인 베이비’라 불리는 유전자 맞춤형 아기의 출현에 대해 마이클 센델 하버드대 교수는 자신의 책 ‘완벽에 대한 반론’에서 “목적이 인류생식 질(質)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든, 소비자의 기호에 부응하는 것이든, 아이를 계획적 설계의 결과물로 만드는 몇몇 사례는 모두 ‘우생학적 시도’에 해당한다”며 “우리의 목적과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간 본성을 비롯한 자연을 개조하려는 프로메테우스적 열망은 인간의 능력과 성취가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선물이라는 관점을 놓치고 있고, 심지어 그런 관점을 파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갓벽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유전자가 개조된 신인류 ‘슈퍼인간’의 출현을 앞당기고 있다.
용례
B: 최애 라이브 영상, 공연 영상 밀린 거 복습하느라 밤 샜지 뭐.
A: 노력이 가상하다. 어디가 그렇게 좋은 건데?
B: 말해 뭐해. 갓벽한 외모, 준수한 가창력, 섬세한 매너에... 더 말하면 또 밤 새야해.
A: 으이구. 갓벽한 최애 때문에 네 건강만 날로 상해가는구나. 덕질 좀 작작해~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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