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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경영] 레오폴드 2세의 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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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경영] 레오폴드 2세의 만행 지난 9일(현지시간)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 위치한 중앙아프리카박물관 앞에 위치한 레오폴드 2세의 흉상 모습. 인종차별 시위대에 의해 붉은색 페인트로 훼손됐다. 브뤼셀(벨기에)=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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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국의 인종차별 시위가 유럽으로 번지면서 19세기 벨기에 왕 레오폴드 2세의 동상이 때아닌 수난을 당했다. 인종차별 시위대에 의해 붉은색 페인트로 훼손된 그의 동상은 곳곳에서 철거되고 있다. 19세기 당시 전 유럽을 속이고 콩고에서 흑인 학살을 벌인 레오폴드 2세의 일대기가 다시금 주목받으며 인종차별 시위대의 표적이 됐다.


레오폴드 2세의 만행은 이미 19세기 제국주의 시대 잔혹한 식민통치를 일삼던 주변 유럽 국가들마저 비난할 정도였다. 당시 덴마크 국왕 크리스티안 10세는 "레오폴드 2세가 사람이면 나는 예수"라며 대놓고 비판하기도 했다. 레오폴드 2세는 콩고 식민지에서 1000만명 이상의 흑인 원주민을 강제 노역으로 혹사시키고 학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살 규모로만 따지면 650만명의 유대인을 죽인 나치 독일보다 많은 원주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레오폴드 2세가 처음부터 대놓고 이런 만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 그는 1876년 국제콩고협회를 창설하면서 아프리카 흑인들을 인도주의적으로 돕기 위해 원주민들이 자율적으로 다스리는 콩고자유국의 설립을 돕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프랑스와 영국, 독일 등 열강은 유럽 내에서 약소국인 벨기에의 국왕이 다른 마음을 품을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오히려 아프리카 내 영국과 프랑스의 충돌을 막기 위한 완충 지역으로 콩고에 독립국가가 생기는 것을 환영했다.


그러나 이 모든 계획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이 드러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콩고자유국은 국왕 직속의 식민지가 됐고, 그의 사병들은 콩고에 대규모 고무농장을 세우고 원주민들을 수탈하는 데 열을 올렸다. 목표 수량을 채워오지 못한 원주민은 팔을 잘랐으며, 저항하는 자는 목을 잘랐다. 불과 10년도 채 되지 않아 콩고의 인구는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그의 만행은 유럽 각국의 아프리카 선교사와 언론들에 의해 보도됐다. 그가 콩고 원주민의 피로 벌어들인 돈은 모두 왕권을 과시하기 위한 화려한 건물을 세우거나 매춘부들을 위한 사치품을 사는 데 쓰였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레오폴드 2세는 하루아침에 벨기에의 수치로 전락했고, 1909년 그의 장례식장에서 군중은 관을 향해 침을 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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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현대 벨기에 국민은 레오폴드 2세의 만행에 대해 전혀 모르고 살았다. 그의 사후 벨기에 정부가 그의 만행은 국왕 개인의 일탈일 뿐이고 벨기에 정부와 시민들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위대한 망각(The Great Forgetting)'이란 이름의 역사 지우기 운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의 만행은 이제야 제대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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