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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부동산 규제 실패…내성 커지고 신뢰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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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대책 9주만에 '약발' 다해
규제 쌓일수록 집값 불안정 커져
풍선효과로 중저가 단지도 급등

잇따른 부동산 규제 실패…내성 커지고 신뢰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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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이춘희 기자] 백약이 무효다. 문재인 정부가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3년간 21차례에 걸쳐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모두 실패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두더지 잡기'식으로 집값이 오르는 지역을 쫓아다니며 뒤늦게 '핀셋규제'를 남발하다보니 오른 지역의 집값은 못잡고 '풍선효과'만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는 중저가 주택도 사기 힘들어진 서민들 몫이다.


정부는 집값을 잡을 때까지 끊임없이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지만 규제가 쌓일수록 집값의 불안정성은 더 확대됐다. 시장에는 내성마저 생기고 정책에 대한 신뢰는 추락하고 있다.


◆추가규제?…더 달아오르는 시장= 1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주춤했던 주택가격이 다시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자 추가 규제방안을 고심 중이다. 하지만 이르면 이번주 규제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커지자 '지금 아니면 내 집 마련이 힘들 수 있다'는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오히려 시장의 열기가 더욱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이미 규제를 받고 있거나 규제가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신고가에 근접한 거래도 이뤄진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A공인 대표는 "지난달 급매가 모두 소진되고 남은 물건은 코로나19 확산 이전 가격대가 대부분이지만 수요자들의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격상승이 컸던 영등포구 신길동 신길뉴타운 인근 B부동산 대표는 "지난 주말 거래 문의가 많았다"며 "물건을 제대로 보지 않고 바로 가계약을 맺은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의 잇따른 경고에도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금지 내용이 포함된 지난해 12ㆍ16 대책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까지 겹쳤음에도 올해 서울 집값 하락은 단 9주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률은 총 0.39%로, 지난해 12월 한달 상승분(0.68%)의 절반에 불과하다.


◆단기 대책이 정책 실패 자초= 전문가들은 정부가 일관성 없는 단기적 규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장기적인 정책과 비전 없이 특정 지역에서 집값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때마다 핀셋규제를 내놓다보니, 그동안 안정적이었던 지역의 부동산 시장도 요동치는 형국이다.


실제 정부가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규제를 강화하자 지방의 저가아파트를 찾아다니며 매입하는 '갭투자 원정대'가 늘고 있다. 방사광 가속기 유치가 확정된 충북 청주나 비규제지역인 경기도 평택, 충남 천안 등이 대표적이다. 투기성 자금 유입으로 아파트값이 뛰면서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본다. 일선 공인중개사무소들 사이에선 '투기꾼들의 행동력이 규제보다 빠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규제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전국은 정부 기준에 따라 투기지역, 투기과열지역,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 비규제지역 등으로 구분되고, 이에 따라 대출, 세금, 분양권 전매제한, 청약조건 등이 차등적용된다. 20여차례가 넘는 대책을 내놓는 동안 각각의 규제가 세분화된 탓에 해당 지역의 주민들도 어떤 제한이 있는지 쉽게 알기 힘들다.


◆유동성 힘 무시…내성만 키웠다= 복잡한 규제가 첩첩이 쌓일수록 시장의 내성도 커지고 있다. 2018년 9ㆍ13대책으로 인한 서울 집값 하락은 32주 연속 지속됐지만 12ㆍ16대책의 효과는 9주밖에 가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강남권 고가 아파트의 가격이 반등하고, 중저가 단지도 급등하면서 규제에 대한 신뢰도 역시 낮아지는 분위기다.


대부분 단기적 규제인만큼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정부가 언제든 규제를 180도 뒤집을 수 있다는 전망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부동산세 등 세부담이 커지고 경기도 불안정한 상황이지만 강남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경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크다"며 "보유세부과 기준일을 앞두고 알짜 부동산을 부담부증여로 계속 보유하는 것도 이때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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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처음부터 너무 투기와의 전쟁으로 몰고가 역효과가 많이 났고, 유동성의 힘을 너무 무시한 경향도 있다"며 "현재 정부 대책들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중장기적으로는 반대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 재건축을 억제하는 등 반시장적 정책보다는 수요가 많은 지역에 공급을 늘리는 등의 장기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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