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40대 여성이 9살 난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가둬 사망에 이르게 해 사회적 공분을 산 가운데, 누리꾼들이 계모가 운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온라인 쇼핑몰을 찾아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8일 계모 A(43) 씨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쇼핑몰 홈페이지의 '묻고 답하기' 게시판에는 이날 오전 7시 기준 400여 개의 비난 글이 게재됐다. 누리꾼들은 "감옥에서 나오지 말고 천벌 받아라", "네가 들어갈 캐리어는 안 파나", "사람도 아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남기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또 A 씨의 개인 SNS로 알려진 인스타그램 계정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하면서, 해당 계정에는 욕설과 비난 댓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해당 계정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A 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청원 글이 여러 개 게시되기도 했다.
지난 4일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아동학대로 여행용 캐리어 안에 감금되었다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9살 아이가 끝내 숨졌습니다. 아동학대 엄벌에 처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이들이 수십 명이고, 죽지 않고 살아남은 아이들은 그 몇 배에 달한다. 정말이지 슬프다 못해, 화가 난다"면서 "왜 이런 사건들이 반복되는지, 왜 아직도 제도적인 것들이 뒷받침되고 있지 않은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제도는 있지만 왜 시행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지. 더 효과적인 제도는 없는지.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면서 "현실적인 대책을 포함한 답변을 받을 수 있길 요청한다"고 관련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4일 국민청원게시판에 게시된 '아동학대로 여행용 캐리어 안에 감금되었다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9살 아이가 끝내 숨졌습니다. 아동학대 엄벌에 처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해당 청원 글은 8일 오전 7시30분 기준 5만1027명의 동의를 얻었다. 이밖에도 '아동학대 방지법 개선을 촉구합니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원가정보호법 개정과 실질적 피해 아동 사후 보호 체계를 마련해주세요', '아이를 가방에 가두고 살해한 계모를 신상 공개해주세요' 등의 청원이 게시된 바 있다.
앞서 A 씨는 의붓아들을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가두는 등 학대 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 3일 구속됐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이민영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A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 판사는 "사안의 중대성 등을 볼 때 증거 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의붓아들 B(9) 군은 지난 1일 오후 7시 25분께 천안 서북구 한 공동주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천안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B 군은 3일 오후 6시30분께 끝내 사망했다.
경찰에 따르면 B 군은 이날 정오께부터 7시간가량 가방을 옮겨가며 갇혀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B 군을 가로 50㎝·세로 70㎝ 정도 크기의 여행용 가방에 들어가게 했다가, 이후 가로 44㎝·세로 60㎝ 크기 가방에 가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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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A 씨의 혐의를 아동학대중상해에서 '아동학대치사'로 바꿔 적용했다. B 군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기 위해 지난 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진행했다. 결과는 10일 내로 나올 예정이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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