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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공실'이거나 '문 만' 열거나 무너지는 상권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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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동대문 가보니
관광1번지 명동 초토화…후아유 8년 만에 문 닫아
쇼핑1번지 동대문은 헐값…경매 나와도 10회 이상 유찰

[르포] '공실'이거나 '문 만' 열거나 무너지는 상권1번지 2일 서울 명동 거리 곳곳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한산한 분위기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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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이승진 기자] 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지하철 4호선 명동역 6번 출구에서부터 2호선 을지로입구역으로 이어지는 400m 길이의 중심 거리에는 '임대'라고 적힌 안내문만 붙은 채 텅 빈 매장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임시 휴점' 안내문이 부착돼 있는 매장들도 오랜 기간 방치된 탓인지 입구에는 우편물이 쌓여있었고 안내문은 누렇게 변해 있었다.


비슷한 시각 중구 을지로6가의 굿모닝시티쇼핑몰 지하1층 상가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다. 화장품부터 다이어트 스타킹, 불판, 캐리어 등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된 매장 안에는 직원 2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손님은 단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서울 '관광 1번지' 명동, '쇼핑 1번지' 동대문이 무너지고 있다. 4개월째 손님보다 직원이 많다 보니 못버티고 가게를 내 놓은 곳들이 부기지수다. 외국 관광객 중심 상권이다 보니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특수도 비켜갔다. 명동 화장품 가게 주인 A씨는 "바닥을 알 수 없는 추락이기에 더 두렵다"고 했다. 굿모닝시티쇼핑몰에서 만난 30대 상인 B씨는 "지난해 지하1층 전체를 리모델링했는데 관광객이 끊기면서 빈 점포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르포] '공실'이거나 '문 만' 열거나 무너지는 상권1번지 2일 서울 명동 거리 곳곳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한산한 분위기다. /문호남 기자 munonam@

◆명동, '휴점' 또는 '임대'= 명동 상권 상황은 대로변보다 골목이 더 심각했다. 한 곳 건너 한 곳에서 빈 매장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공실률이 높았다. 5층 건물 전체가 매물로 나온 곳도 있었다. 명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금 명동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계약 기간이 남아서 어쩔 수 없이 운영하는 사람들"이라며 "임대 기간이 끝나기만을 바라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명동에서 3~4개 매장을 운영하던 네이처 리퍼블릭, 이니스프리 등 화장품 브랜드들은 매장 운영을 한 곳으로 축소했다. 명동에서 화장품 매장을 운영하는 C씨는 "작년 말부터 중국인 관광객들이 조금씩 늘어나 숨통이 트이나 싶었는데 코로나19를 누가 예상이나 했겠나"라며 "재난지원금 특수도 전혀 없어 폐업 위기인데 정부가 관광지 상권을 위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줘야 한다"고 했다.


대기업 운영 매장도 마찬가지다. 중국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코스 중 하나였던 이랜드의 '후아유' 명동점은 지난달 중순 8년만에 문을 닫았다. 금강제화 계열사의 신발 판매점 '레스모아' 명동중앙점 역시 최근 문을 닫았다. 하반기 전망은 더 나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 자체가 어렵다 보니 기존 명동의 상권은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고 조언했다. 이상혁 더케이컨설팅그룹 상업용부동산센터장은 "명동은 업종 변경 등 상권 자체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경우 앞으로도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르포] '공실'이거나 '문 만' 열거나 무너지는 상권1번지 손님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동대문 굿모닝시티 쇼핑몰 2층 상가 2층 모습. 동대문 일대에서는 영업난을 견디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점포들이 속출하고 있다.

◆경매서도 주인 못찾는 점포 = '패션메카'로 불리는 동대문 일대 상권 역시 존립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다. 굿모닝시티, 밀리오레, 헬로우APM 등 이 일대 유명 쇼핑몰 곳곳에서는 텅 빈채 단전ㆍ공실 안내문이 붙은 소규모 점포를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점포들이 줄줄이 법원 경매로 넘어가고 있지만 새 주인을 찾기조차 어렵다.


굿모닝시티 지하1층의 4㎡짜리 점포의 경우 법원 경매에서 여섯 차례나 유찰되면서 5100만원이던 최저입찰가는 1671만원으로 떨어졌다. 2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에서 입찰을 실시하는 밀리오레 3층 상가(5㎡)는 유찰횟수가 이미 10회에 달해 감정가 6500만원이 697만원까지 내려갔다. 현재 이 점포는 밀려 있는 관리비만 870만원에 달한다.

[르포] '공실'이거나 '문 만' 열거나 무너지는 상권1번지


이날 함께 경매에 나오는 굿모닝시티쇼핑몰 7층 점포(4㎡)는 12회, 밀리오레 지하2층 점포(8㎡)는 8회, 헬로우APM 지하1층 점포(6㎡)는 9회 유찰된 물건들이다. 간신히 낙찰된다 해도 가격은 시세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달 7일 낙찰된 밀리오레의 3.8㎡짜리 점포의 낙찰가는 감정가의 5%인 368만3000원에 불과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동대문 일대 쇼핑몰들은 그동안 상권을 떠받치던 따이궁(중국 보따리상)의 발길이 코로나19로 끊기면서 상황이 악화됐다"면서 "동대문뿐 아니라 소규모 집단상가가 밀집한 남대문, 강변ㆍ신도림 테크노마트, 용산전자상가 등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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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동대문 일대는 상권 활성화의 지표로 꼽히는 임대가격지수 하락폭도 서울시내 주요 상권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올해 1분기동안 동대문상권의 임대가격지수는 2.54% 하락했다. 이기간 서울 평균이 0.99%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지수 낙폭이 2.6배에 달한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줄고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동대문 상권에서 의류 등 도소매 업종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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