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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기업 쇼크 도미노…은행도 건전성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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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상위 10개 중 6개 기업
1분기 우려대로 적자전환
4월 기업대출 4배이상 급증
'부실 징후' 연체율도 상승

코로나發 기업 쇼크 도미노…은행도 건전성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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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김민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은행의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대출 부실의 징후인 연체율도 오르기 시작했다. 실물경기를 후행하는 금융의 특성상 이르면 연말부터 코로나19 충격의 영향권으로 급속히 빨려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지만 은행들은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정부와 여론에 떠밀려 이도 저도 못하는 딜레마에 놓였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A은행에서 돈을 빌린 기업들 중 대출자산 규모가 가장 큰 상위 10곳 중 6곳이 올해 1분기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A은행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충격이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크고 사태 또한 장기화될 것"이라며 "업종ㆍ기업 전망을 통해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곳은 적극 지원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익스포저(exposureㆍ위험노출액)를 줄여나가는 등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이 코로나19 이후에 대응하기 위한 큰 틀의 대출 포트폴리오 조정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은행은 제조업에 속하는 기업 여신이 많아 코로나19 확산 이후 거래기업의 매출, 이익 감소 등이 여타 은행 대비 두드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부품사를 비롯해 전자부품, 섬유제품 등 제조업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이다.


실제 은행들의 자금 사정은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4월 말 기준 기업대출은 1월 말 대비 51조7000억원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 기간 대기업 대출도 21조7000억원이 불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은행권의 대기업 대출은 1조원 감소했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회사채ㆍ기업어음(CP) 시장이 경색된 영향이다.


은행 영업현장에서 체감하는 중소기업, 자영업자의 자금난도 심각한 편이다. B은행의 영업본부장은 "유럽에 남성용 의류를 수출하는 거래기업의 경우 매출이 지난해의 4분의1 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며 "수출 물량이 급감했고 해외 판매도 막히면서 기존에 수출한 물량의 대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택배 및 방역물품 수요 증가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골판지, 마스크 제조사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수출 제조업체 외에도 연예기획사, 공연기획사 및 대관업체 등 자금난이 심각한 기업의 대출 수요가 급증했다"며 "자영업 중에서는 음식업종은 수요가 회복됐지만 주로 저녁에 영업하는 주점, 숙박업 중심으로 매출이 급감하는 등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 같은 실물경제 충격이 금융 부실로 전이되는 위험을 막기 위해 건전성 관리를 최대 과제로 삼고 있다. 기업 실적이 둔화되는 즉시 대출 부실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유례없는 수요 절벽, 이익 급감으로 갈수록 기업의 현금 흐름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은행의 부실 징후로 여겨지는 연체율도 오르는 추세다.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4곳의 중소기업대출 평균 연체율은 3월 0.43%에서 4월 0.47%로 상승했다. C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당장 다음달 말까지 실시하는 내부 신용평가에서 등급 하향 기업 수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엔 얼마나 더 늘어날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D은행의 영업본부장은 "우리 영업본부는 거래기업의 타격이 작은 편인데도 기업의 올해 매출이 지난해 보다 평균 20% 감소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향후 2년 내에 수많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도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전국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기업 수는 올해 1분기 252건으로 1년 전(200건) 대비 26% 늘었다. 최근 5년 새 최대 규모다.

코로나發 기업 쇼크 도미노…은행도 건전성 초비상 서울의 한 은행 창구 모습.


실물경제를 후행하는 금융권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만 은행에 추가적인 고통분담 요구는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당장 자동차 부품업체에 5000억원의 특별보증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용ㆍ기술보증기금의 보증서를 바탕으로 은행들이 추가 자금 공급에 나서야 한다. 기존 여신 축소는 사실상 어렵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달 29일 자동차 뿐 아니라 경영난이 극심한 업종을 대상으로 추가 금융지원을 시사했다. 여타 업종에 대한 후속 금융지원 역시 은행 몫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눈총과 여론으로 리스크 관리도 마음 편히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면서까지 은행에 기업, 자영업자에 대한 자금 공급 확대를 주문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은행의 부실이 실물경제로 번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 대출 문턱을 서서히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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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18년 이후 누적된 실적 악화로 기업의 기초체력이 약화된 가운데 경제활동 정상화가 늦춰질 경우 일부 업종의 실적 부진이 신용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은행들은 코로나19가 산업에 차별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모니터링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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