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중국이 올해 국방예산을 6.6%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연례회의의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국방예산을 지난해 보다 6.6% 증액한 1조2680억위안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국방비는 21세기들어 지속적인 확장세를 유지했다. 1999년 1076억위안 보다 12배 이상 증가한 숫자다. 하지만 올해 증가율은 6%대를 기록, 21세기 들어 최저치다. 2015년까지 10%를 넘었던 국방비 증가율은 서방국의 중국 군사굴기 비판 속에 2016년 7.6%, 2017년 7%, 2018년 8.1%, 2019년 7.5%로 꾸준히 7~8%대를 유지해왔다.
국방비 증가율이 6%대로 낮아진 것은 올해 코로나19 확산 여파를 반영한다. 올해 1분기 중국 경제는 6.8% 후퇴하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올해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못할 정도였다.
증가율이 낮아졌다 하더라도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수준인 6.1%에는 못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올해 국방비 증가율을 경제성장률을 크게 뛰어넘을 전망이다. 리 총리는 국방예산을 발표하며 "국방과 군의 개혁을 심화하고, 물류와 장비 지원 능력을 향상시키며 국방 관련 과학기술의 혁신적인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부적으로는 양회 개최 이전부터 중국이 올해 국방예산을 늘려 더 강력한 군사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인근에서 중국과 미국 군이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후시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미국의 압박으로 중국의 국방수요 필요성이 강해지고 있고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어 올해 국방예산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국방예산은 평소 GDP의 1%대 수준으로 미국 3.4%, 인도 2.5%, 러시아 3.8% 보다는 낮은 편이다. 또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ㆍNATO) 회원국에 요구한 2%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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