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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초우량기업도 왜 깨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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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혁신기업의 딜레마'

[서평] 초우량기업도 왜 깨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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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경영학의 구루’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교수가 쓴 ‘혁신기업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는 기술과 시장의 변화에 직면했을 때 정상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실패하는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방만한 운영이나 세습경영, 무모한 사업, 관료주의처럼 도태될만한 요인이 있어서 망한 기업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임된 최고경영자가 고객의 요구에 재빠르게 대응하면서 새로운 기술에 공격적으로 투자했지만 시장 지배력을 상실한 초우량 기업에 관한 이야기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위대한 기업들조차 왜 실패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 책을 시작한다.


이 책에는 경영학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이론이 구체적으로 소개돼 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1995년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에 이 이론을 처음 소개했지만 당시에는 대중적인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1997년 출간된 이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파괴적 혁신 이론도 주목을 받았다.


혁신 기업의 딜레마란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로 성공을 거둔 뒤 그 관성 때문에 기존 시장을 지키는 데 급급하게 되면서 오히려 시장에서 도태되는 상황을 설명한 말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크리스텐슨 교수가 제시한 파괴적 혁신 이론은 기존 고객이 요구하는 성능보다 훨씬 낮은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전혀 다른 분야에서 빛을 발휘해 새로운 계층의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파괴적 혁신 전략의 핵심은 ▲고객과 투자자에게 의존하지 마라 ▲소규모 시장에 주목하라 ▲너무 많이 계획하지 마라 ▲개인의 능력과 조직의 능력은 다르다 ▲기술 공급은 시장의 수요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파괴적 혁신 이론을 설명하면서 디스크 드라이브 분야와 굴착기 산업 등을 예로 들었다. 책 제목에 ‘혁신기업’이 들어있지만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 같은 기업 이야기를 다룬 것은 아니다. 이 책이 처음 출간된 게 1997년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국내에서 출간된 책은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번역을 보완한 개정판이다. 정소연 세종서적 주간은 "문장이 거칠다는 지적이 있어서 독자들이 읽기 쉽게 문장을 다듬어서 내놓았다"고 말했다.


혁신기업의 딜레마 초판이 나왔던 1997년은 외환위기의 한파가 한국을 덮쳤던 해다. 개정판이 나온 지금은 코로나19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숨죽인 지금, 기업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코로나가 바꿔 놓을 삶의 일상이다. 코로나가 전 세계인들의 삶의 양식을 뿌리째 바꿔 놓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기원전(Before Christ)과 기원후(Anno Domini·‘주의 해’를 의미하는 라틴어)라는 의미인 BC와 AD는 2020년을 기점으로 코로나 이전(Before Corona)과 코로나 이후(After Disease)라는 뜻으로 바뀔 것이라는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삶의 양식이 바뀐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이 재편된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바뀔 것인가? 이 질문에는 명쾌한 답을 찾을 수가 없다. 23년 전에 나온 혁신기업의 딜레마에는 이 물음에 대한 직접적인 해답은 없다. 크리스텐슨 교수가 지난 1월 영면해 물어볼 수도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영감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


과거를 파괴하고 새로운 혁신의 기회를 노리는 파괴적 혁신이 성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외환위기 당시에도 유효했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은 더 절실해졌다. 더 큰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혁신 전략이 무엇이 돼야 하는 지 아무도 자신 있게 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평] 초우량기업도 왜 깨질까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

◆크리스텐슨 교수는 누구

크리스텐슨 교수는 브리검영대학과 옥스퍼드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92년부터 하버드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로 일했고 매사추세츠공과대 교수들과 함께 신소재 개발회사 CPS테크놀로지스를 세워 회장을 지냈다. 제자들과 함께 컨설팅회사 이노사이트와 벤처캐피탈회사 이노사이트벤처스 등을 세워 직접 경영하기도 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에 백악관 정책연구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가장 훌륭한 논문을 써낸 저자에게 수여하는 맥킨지상을 5회 수상했다. 경영학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싱커스 50’이 선정한 세계 최고 경영사상가 50인에 2회 연속 이름을 올렸다.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출신으로 예수그리스도 후기성도교회(모르몬교) 독실한 신자인 그는 1971∼1973년 선교사로 한국에 와 춘천, 부산에서 활동했다. 선교사 시절에 '구창선'이라는 한국 이름도 지을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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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여러 차례 방한해 강연했다. 2010년 LG그룹 초청으로 방한했을 당시 그는 "일본이 1960~1980년대 성장기 이후 정체기를 맞고 있듯이 한국도 기업들이 실패 위험 없이 성장할 수 있는 사업 기회들을 찾아내고 혁신에 나서지 않으면 향후 10년 간 중국, 인도 등의 거센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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