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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는 타자기]'IT밸리' 된 日오지마을 가미야마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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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진화 / 간다 세이지 지음 / 반비 / 1만8000원

[빵 굽는 타자기]'IT밸리' 된 日오지마을 가미야마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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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흐르는 시냇물에 발 담근 채 무릎 위 컴퓨터로 화상회의를 하는 프로그래머, 회사 마당에서 해먹에 누워 일하는 시스템 엔지니어. 이런 모습은 광고를 위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장면처럼 어색하다. 정보기술(IT) 기업 종사자라고 하면 흔히들 대도시의 고층 빌딩에서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일하는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일본 도쿠시마현, 그곳에서도 외곽의 해발 1000m 산간마을 가미야마에 가면 이런 모습이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매우 흔하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원하는 사람들과 변화한 시대에 맞춰 업무혁신을 이루고픈 기업들이 여기 있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비슷비슷한 복장과 표정으로 같은 장소에 출근해 같은 시간 점심을 먹고 퇴근 후 야근이나 회식을 하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일상은 집단적인 습관의 반복일 뿐일지도 모르겠다.


많은 신진 기업이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를 적절히 활용하고 일과 가정, 일과 개인적 삶의 균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 하지만 사회의 회의와 불신의 벽에 부딪치기 일쑤다. 통신기술의 발달로 이뤄진 뛰어난 네트워크 환경은 장소 가리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시대를 열지 않았는가.


서비스는 하루 24시간 가동되고 세계가 공간과 시간의 차이를 뛰어넘어 함께 생산ㆍ소비ㆍ교류하는 시대다. 이렇게 급변하는 환경에서 우리는 지금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가미야마는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들이 구경가볼 만한 마을이다.


가미야마에는 일과 삶의 균형을 실질적으로 맞추고 싶은 이들, 원격근무 같은 새로운 업무방식을 실험하는 이들이 모여 있다. IT 기업 종사자 뿐 아니라 해외에서 건너온 예술가, 아이들을 여유롭게 키우고 싶은 젊은 부부 등이 가세하고 있다.


사람이 모이고 모인 사람들이 원주민과 상생할 방법에 대해 궁리하는 사이 작은 시골 마을 가미야마는 놀라운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과 다른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인 만큼 가미야마에서는 여러 실험이 진행 중이다.


이주민과 원주민이 함께 세운 농업생산법인 '푸드허브'는 가미야마에서 직접 기르거나 구입한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판매한다. 이 과정에서 영농인을 양성하고 현지 식재료에 꼭 맞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도 한다. 지역 내 초중고 학생들에게는 농업체험과 먹거리 교육을 제공한다. 급식사업도 주관한다.


'오노지 공동주택 프로젝트'는 이주민과 원주민이 함께 살 공간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프로젝트는 단순히 거주공간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거주공간 말고도 마을 공동 응접실과 독서실 등이 있는 '아쿠이강 컴온'이라는 공용공간까지 만들어 가미야마 사람들은 다 같이 어울릴 수 있다.


입주 대상자 중에는 유자녀 세대가 포함돼 있다. 마을의 미래가 될 아이들을 지역에서 함께 키울 수 있을지 실험도 하는 것이다.


목재는 현지산을 사용한다. 고용한 목수가 집을 짓는다. 이때 못을 쓰지 않는 전통 짜맞춤 기법이 사용된다. 전통이 이어질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동시에 현지 임업의 미래까지 생각하는 것이다. 가미야마의 성공으로부터 지방 재생의 힌트를 얻으려는 이들이 일본 각지에서 속속 가미야마로 견학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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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아사히신문 기자 출신으로 "가미야마를 단순히 IT 기업의 진출 덕에 이주민이 많은 마을로 인식한다면 큰 오산"이라며 "마을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마을의 진화'는 2016년 봄부터 저자가 100명 넘게 만난 가미야마 사람들의 이야기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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