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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려고 시작했으면서" 텔레그램 'n번방' 피해자 조롱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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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으로 성 상품화 한 것 아니냐" 등 2차 가해 심각
전문가 "피해여성들이 피해사실을 밝힐 수 없도록 폭력을 행사하는 것"

"돈 벌려고 시작했으면서" 텔레그램 'n번방' 피해자 조롱 심각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메신저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자 조모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나오고 있는 모습. 조모씨는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찍게 한 뒤 이를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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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연주 인턴기자] "피해자 대부분이 고수익 아르바이트만 찾는 비정상적인 애들이다. 애초에 협박당할 거리를 준 애들 잘못이지."


최근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비밀방을 만들어 불법 촬영물 등 여성 성 착취물을 공유하고 판매한 '텔레그램 N번방 사건'('N번방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피해자들의 자발적인 성 판매로 발생한 사건이라고 주장해 2차 가해가 우려되고 있다.


한 래퍼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N번방 사건'과 관련, 이성적인 처벌을 강조하며 성범죄 가해자의 죄질보다 과한 처벌이 내려질 수 있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래퍼 심바 자와디는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근거도 없는 '단순 취합'으로 26만명이라는 인원이 돈 내고 성 착취 범죄에 가담한 것처럼 과하게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사방, N번방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나중에 당신 아들, 당신 어린 동생이 먼 미래에 어디서 야동 한번 잘못 보면 이번 사건이 판례가 되고 형평성이 고려되어서 무기징역, 사형받는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당장 내 기분 나쁘다고 더 처벌해달라 이상의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는 피해 여성들에게 사건의 책임을 묻거나 여성 전체를 조롱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피해 청소년들이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빌미로 성 착취를 당해, 돈벌이를 위해 자발적으로 성 상품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돈벌이 수단으로 시작해놓고 왜 남성만 가해자로 몰고 가나", "일부 남성이 저지른 일로 모든 남성을 성폭행의 잠재적 가해자가 돼야 하는 현실", "26만이 모두 죄질이 같은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여학생들은 피해 볼 일 없다" 등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반응을 일자 다른 누리꾼들은 "사건의 크기와 피해자가 분명한데도 꽃뱀으로 몰고 가는 것이냐", "피해 청소년이 성을 판매하겠다고 하면 말려야 하는 게 어른 아니냐", "26만명의 이용자가 성 착취물을 소비했는데 남성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냐", "신상 공개만이 답" 등 피해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N번방 사건'에 대한 사회적 분노는 강력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 글로 이어졌다.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N번방 가입자 26만여명 전원의 신상 공개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 글은 23일 오후 1시30분 기준 220만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어린 학생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은 가해자를 포토라인에 세워달라"며 "비뚤어진 성 관념에 경종을 울려달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청원은 SNS상에서 확산된 동의 독려 운동으로 인해 역대 최다 동의를 얻었다. 연예인부터 비연예인까지 'N번방 사건'에 함께 분노했고 피해자들이 느꼈을 공포에 주목했다.


"돈 벌려고 시작했으면서" 텔레그램 'n번방' 피해자 조롱 심각 22일 래퍼 심바 자와디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해 "이성적인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사진=래퍼 심바 자와디 인스타그램 게시글 캡처


'N번방 사건'의 2차 가해 우려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자칫 수사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피해 여성이 자발적으로 피해자가 됐다고 보는 '자발강제프레임'은 사건의 진척을 방해한다"며 "피해 사실에 집중해야 하는 시점에서 피해의 강제성을 입증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피해자들의 입을 막는 것"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사건이 제대로 밝혀지기 위해선 지속해서 관심을 갖는 감시자가 많아야 한다"며 "감시자가 많아지면 범죄자들이 안전하지 않은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감시하고 사건 수사의 전개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상담센터 국장은 "현 상황에서 집중해야 할 것은 여성을 성 상품화해서 돈을 벌어들이는 산업의 규모"라면서 "26만명의 사용자가 있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피해 지원과 관련해 "사이버 성폭력 피해 여성들은 본인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자책을 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피해자는 피해자일 뿐이다. 손을 내밀면 언제나 도움을 주겠다.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느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은 'N번방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박사'(텔레그램 별칭) 20대 남성 조 씨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음란물 제작·배포 등)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 씨에게 '노예'라는 호칭으로 성 착취를 당한 여성은 74명이며 이 중 16명이 미성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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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은 24일 오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조씨의 얼굴, 이름 등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조씨의 신상이 공개된다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근거해 신상이 공개되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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