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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 없는 5주간 휴업…코로나에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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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 돌봄도 공백기
차라리 개학을 했으면

긴급돌봄 보내자니
아이 안전 지켜질지 의문

가족돌봄휴가 있지만
이미 다 써버려 막막

유례 없는 5주간 휴업…코로나에 답이 없다 /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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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차라리 그냥 개학했으면 좋겠어요."


방학이 아닌 개학을 손꼽아 기다리는 상황이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특수학교가 4월 첫째 주까지 총 5주간 휴업에 들어간다. 교육부는 지난달 23일 개학을 3월2일에서 9일로 연기한다고 처음 발표했다.

일주일 뒤면 학교에 갈 수 있을 거란 기대와 달리 2차 개학 연기에 이어 지난 17일 개학을 4월6일로 다시 한 번 연기한다는 세 번째 발표가 있었다. 학교가 지역사회 주요 감염원이 될 우려가 있고 감염이 아동에서 시작해 가정을 거쳐 사회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설득력이 있었다.


그러나 개학 연기가 이어질수록 교육 공백과 돌봄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가정에 맡겨지고 있다. 특히 보육과 같은 돌봄 문제는 또다시 가정 내 여성의 업무로 전이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상황이라고는 하나 다음 주면 개학 연기 4주 차를 맞는다. 이제는 제대로 된 대안을 내놓을 만도 한데 정부는 아직도 긴급돌봄과 가족돌봄휴가 말고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엄마들의 일상이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7일 제주도에서 발달장애인 자녀와 어머니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특수학교에 다니던 자녀를 24시간 혼자 돌봐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면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해당 자녀는 개학 연기로 긴급돌봄을 신청했으나 학교에 가지는 않았다.


긴급돌봄은 개학 연기와 더불어 지난달 28일 정부에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해 제공됐다. 그러나 초등학교는 신청 현황이 2.2%(6만490명), 특수학교 5.0%(1315명)로 저조하다. 긴급돌봄을 발표할 당시 운영 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발표하면서 부모들의 공분을 샀다. 맞벌이 부모에게 오후 5시는 퇴근 후 아이를 데리러 갈 수 없는 시각이기 때문이었다.


온라인 강의 만든다지만
인터넷 못하는 환경이거나
초1 아이가 할 수 있을지

교육부는 부랴부랴 긴급돌봄 시간을 오후 7시까지로 늘렸다. 김소향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긴급돌봄이 있다고 아이가 안전하다 생각하는 부모는 없을 것"이라며 "그만큼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활동가는 "행정적 공백 아래 선생님과 아이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한부모 가정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한국한부모연합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부모는 실직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47.5%)와 아이돌봄 문제(26.7%)에 봉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부모 가구주의 취업률은 84.2%로 높은 편이지만 콜센터 등 서비스업 종사자가 많고 일용근로자 비율도 높다. 또 전적으로 혼자 아이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이중고에 처해진다. 경북 경산에 사는 한 한부모는 "스포츠센터 경리 일을 하는데 무급휴직 상태로 언제까지 쉴지도 몰라 생활비가 막막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유례 없는 5주간 휴업…코로나에 답이 없다 위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유급으로는 최대 5일(한부모의 경우 10일)밖에 쓸 수 없는 가족돌봄휴가제도를 이미 다 써버렸다는 직장인들도 있다. 경기 수원에 사는 이모(31)씨는 "다음 주면 정상적으로 개원할 것을 예상해 이번 주에 돌봄휴가를 다 써버렸다"며 "개학이 연기된 만큼 정부가 추가적으로 유급 휴가로 연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각 시도교육청은 휴업이 장기화하자 온라인 강의를 준비 중이다. 선생님들이 자율적으로 학습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이를 학생들이 집에서 활용하라는 식이다. 그러나 지난 16일부터 온라인 강의를 진행해온 대학들의 선례를 볼 때 사실상 수업을 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가 없거나 집에서는 인터넷을 할 수 없는 환경인 학생도 있다. 특히 아직 학교의 문턱을 넘어보지도 못한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온라인 강의를 듣게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이제부터
휴업 시작하는 분위기인데
내달 6일엔 개학 가능할까

처음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판단하고 미리 개학을 한 달이라는 기간으로 연기했다면 상황은 지금보다 예측이 가능했을까. 앞서 3차 개학 연기 때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개학 날짜는 유동적이다. 개학이 빨라질 수도,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한 것처럼 선제적으로 휴업 기간을 길게 잡은 다음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될 때 단축시켰다면 지금 상황보다 교육 공백이 덜하지는 않았을까.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감염증에 대한 예방 측면에서 우선순위가 있어 개학 연기 결정을 했지만 동시에 언제든지 학교를 열 준비도 해야 한다"면서 "시시각각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례 없는 5주간 휴업…코로나에 답이 없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3차 개학 연기 방안을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실에 들어서고 있다. 정부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을 오는 23일에서 다음달 6일로 2주 더 연기한다고 밝혔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다음 달 6일. 교육부가 수업 일수를 감축하면서까지 미룬 개학날이다. 정말 그때는 개학이 가능할까? 전 세계적으로는 이제 막 휴업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0일부터 초중고교 및 대학교까지 영국 내 모든 학교를 휴교하게 했다. 개학 시점은 추후 코로나19 대응 상황에 따라 공지될 예정이다. 유럽에서 가장 확진자가 많은 이탈리아는 4일부터 휴교한 상태이며 프랑스도 젊은 층에서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빠르다면서 16일부터 탁아소와 초중고교, 대학교 등에 대해 무기한 휴교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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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육 전문 매체 에듀케이션위크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으로 지난 18일 오후 7시 현재 39개주에서 휴교하는 상태이며 주 정부에서 휴교령을 내리지 않은 주에서도 9만2000개의 공립 및 사립학교가 문을 닫았다. 확산 속도가 다소 느리던 중남미에서도 최근 확진자가 빠르게 늘자 콜롬비아, 우루과이, 칠레 등이 휴교를 결정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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