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45일째
국민 2명 중 1명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접할때 불안느낀다"
일부 시민들, 우울·무기력 호소
보건당국 "사회적 거리 두기 중요"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나갈 수가 없으니 무기력하고 우울해지네요."
대학생 A(22) 씨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주간 전혀 외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원래 집에 가만히 못 붙어있는 성향이라서 방학에도 매일 약속을 잡아 외출하곤 했는데, 지금은 약속을 잡기도 미안한 상황이고 개강도 미뤄져 집에만 있다"면서 "집 안에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점점 무기력해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운동을 하고 오자니 감염도 우려되고, 또 제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일까 봐 잠깐 집 앞에 나가는 것도 꺼려진다"면서 "사태가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것 같지도 않아서 종종 우울감이 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첫 확진자 발생한 지난 1월20일부터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45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시민들은 불안감과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시민들은 갑자기 변화한 일상 때문에 무력감과 우울감을 느끼는가 하면, 코로나19 관련 정보에 매일 노출돼있어 불안함과 피로감이 느껴진다고 토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4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환자는 총 5328명, 격리해제자는 41명, 사망자는 32명이라고 밝혔다. 국내 확진자 수는 첫 발병 이후 44일 만에 5000명을 넘어섰다. 누적 확진자 수가 4000명을 넘어선 지 하루만이다.
조사결과 국민 2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접할 때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유명순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 학회장(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이 여론조사 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국민 코로나19 위험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9.8%는 "절반 이상 일상이 멈춘 것 같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48.8%는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접할 때 떠오르는 감정으로 '불안'을 꼽았다. 또 21.6%는 '분노', 12.6%는 '충격', 11.6%는 '공포'라고 답했다.
시민들은 사태의 심각성과 감염 위험성을 이해한다면서도 한 달여 이상 지속되는 상황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취업준비생 B(26) 씨는 "원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니 (사장님이) 당분간 쉬라고 하더라"라면서 "기존 생활방식이 깨진 건 당연하고, 생활비 충당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걱정이다. 어쩔 수 없다지만 갑자기 상황이 이렇게 돼버리니 화도 나고 기운이 빠진다"고 말했다.
지난주부터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는 직장인 C(30) 씨는 "저는 외출 안 하는 건 괜찮다"면서도 "그렇지만 한 달 넘게 코로나19 관련 뉴스만 보고 있으니 피로감이 들기도 하고 불안해져서 사태가 빨리 진정됐으면 하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C 씨는 "아무래도 이게 제일 중요한 사안이니까 다들 코로나19 관련 얘기만 하지 않나. 친구들도 그렇고 SNS, 포털사이트 할 것 없이 다 코로나19로 도배돼있다"면서 "하루종일 쏟아지는 정보들을 보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니 더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시민들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할 것을 권고했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3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일반 시민들은 보건용 마스크 사용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씻기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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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본부장은 유럽에서는 '2m 이내에 15분 이상' 접촉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면서 "밀접한 접촉이 있는 상황에서의 거리 두기가 훨씬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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