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작년 11월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공소장에는 남편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름이 모두 11차례 등장한다. 가족관계 설명이나 범행 동기 외에도 공소사실과 관련해 9번 나온다. 그런데 검찰은 공소장에서 조 전 장관을 정 교수의 공범으로 적시하지 않았다. 게다가 공소사실 중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비리와 증거 위조ㆍ은닉 교사 부분엔 조 전 장관 이름을 단 1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지난해 12월 말 기소한 조 전 장관 공소장에서는 이 부분과 관련해 정 교수 이름을 무려 45번이나 포함시켰다. 그러면서 서울대 의전원 입시비리에 대해선 정 교수를 공범으로, 증거 위조ㆍ은닉 교사 부분엔 공모 관계로 적시했다. 검찰이 25일 정 교수에 대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한 이유다. 변경할 정 교수 공소장에 이 내용을 추가해 두 사람 재판의 병합 심리 필요성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앞서 조 전 장관을 재판에 넘기면서 정 교수 사건을 심리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에 사건 병합을 요청한 바 있다. 관련 혐의와 증거가 상당 부분 중복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당시 재판장이던 송인권 부장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송 부장판사는 "조 전 장관 사건과 내용이 다른 점이 많고 담당 재판장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여기서 언급한 담당 재판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김미리 부장판사를 말한다. 형사합의21부는 조 전 장관 사건을 맡고 있다.
검찰은 최근 법원 인사로 송 부장판사가 다른 법원으로 이동하자 사건 병합을 다시 요청하고, 공소장 변경도 신청했다. 검찰은 이번 공소장 변경 신청이 인용돼 정 교수 사건과 조 전 장관 사건을 병합, 신속하게 심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공소장 변경 신청이 사건 병합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공소장 변경 신청이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두 사건을 합치면 재판부가 진행할 심리 내용이 지나치게 방대해진다는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담당 재판부가 이 사건 하나만 맡는다면 모를까 병합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중복되는 혐의만 따로 빼서 재배당하는 방법이 있지만 이런 경우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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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형사합의21부에도 병합을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사건 병합이 부담스러운 건 형사합의21부도 마찬가지다. 형사합의21부는 조 전 장관 사건 뿐 아니라 조 전 장관의 동생 조권 씨 사건, 청와대 하명수사ㆍ선거개입 의혹으로 기소된 송철호 울산시장 등 13명의 사건도 맡고 있다. 법원 내 굵직한 사건이 집중돼 있어 병합 사건까지 맡을 여력이 없다는 의미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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