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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낙관 메시지', 일주일 만에 부메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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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활력 유도하고자 "코로나19 머지않아 종식" 발언했지만…대구·경북 상황 심각, 방역당국 비상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국내에서의 방역 관리는 어느 정도 안정적인 단계로 들어선 것 같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은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재계 총수 등 경제인 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은 결과적으로 부메랑으로 다가왔다.


19일부터 대구를 중심으로 다시 확산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대구는 물론이고 영천, 상주, 경산 등 경북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사실상 '지역사회 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문 대통령의 '낙관 메시지'가 나온 지 일주일 만에 상황은 급변했다.


문 대통령의 워딩은 위축된 경제 활력에 기운을 불어넣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경제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해 4분기 이후 수출액 증가, 고용지표 개선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져 나온 것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文대통령 '낙관 메시지', 일주일 만에 부메랑으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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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까지만 해도 질병관리본부(질본)를 비롯한 국내 방역 당국과 의료 기관들이 코로나19 대응에 힘을 쏟으면서 중국이나 일본과 비교할 때 안정적인 단계에 들어서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대통령 발언은 '양날의 검'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전염병의 특성상 완전한 관리에 한계가 있는데도 섣부르게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는 얘기다.


이는 방역당국인 질병관리본부와 의료 단체들이 시종일관 신중하면서도 냉정한 대처를 주문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예의주시할 단계이지, 변곡점이나 낙관 또는 비관할 상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음 날 문 대통령이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다른 뉘앙스다.


대한의사협회장을 지낸 신상진 미래통합당(옛 자유한국당) 의원은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조급한 마음에 빨리 종식되기를 바라는 건 누구나 똑같지만 권력 정점에서부터 그렇게 얘기하면 방역 당국에서는 전문가들이 움츠려 든다"고 지적했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낙관적인 메시지를 내놓으면 실무자들의 판단과 행동에 영향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文대통령 '낙관 메시지', 일주일 만에 부메랑으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신 의원은 "과학적으로 우리가 그물을 더 멀리 쳐놔야 방역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19일에 이어 20일에도 대구에서 10명이 넘는 확진자가 추가되는 등 지역사회 감염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얼마나 더 상황이 악화할지 가늠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지역사회 감염은 중국 후베이성 입국자 관리 위주의 방역 대응과는 차원이 다른 상황이다. 문 대통령도 19일 시·도 교육감을 만난 자리에서 "지역사회 감염 대응 체계를 대폭 강화해 지역사회에 확실한 지역방어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요구도 다시 이어지고 있다. 대구가 지역구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는 지금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라며 "지역 경제의 충격을 완화하고 지원하기 위해 추경 편성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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