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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일란성 쌍둥이 대리시험, 적발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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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일란성 쌍둥이 대리시험, 적발 방법은? 일란성 쌍둥이인 두 사람의 모습입니다. 두 사람 중 한 명이 대리시험을 친다고 가정할 때, 본인이 아니란 것이 밝혀질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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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여러분은 일란성 쌍둥이를 제대로 구분할 수 있나요? 쌍둥이는 같은 날 거의 같은 시간대에 태어나고, 생김새도 비슷합니다. 그런데 일란성 쌍둥이는 비슷함을 넘어 똑같이 생겼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부모가 아니면 둘을 구분하기 힘든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일란성 쌍둥이가 자라면서 장점이 서로 달라 한 명은 공부를 아주 잘하고, 다른 한 명은 운동을 아주 잘한다고 가정합니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은 정의롭지 못한 방법으로 서로의 단점을 채워주려고 합니다. 가령,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거의 모든 시험에 대리로 응시해주는 것 말입니다. 이들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도의적으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만, 아주 사이가 좋은 형제나 자매라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똑같은 날 시험만 치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 아닐까요? 쌍둥이라 나이가 같겠지만, 공부를 잘하거나 운동을 잘하는 누군가가 조기졸업 한다든가, 고의로 졸업을 지연해 재수를 한다면 대리시험을 치를 수 있는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대리시험을 치를 수 있는 주변 여건이 충족됐다는 가정하에, 양심을 판다고 하면 이런 부정행위가 적발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시험감독관이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고, 작정하고 진실을 가리겠다고 덤비지 않는 이상 적발하기는 어렵습니다.


지난해 중국에서 언니 대신 운전면허시험을 치루려던 여동생이 시험감독관에게 적발됐다는 소식이 보도된 적 있습니다. 중국의 한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신장지구 카스시에 거주하는 A씨가 운전면허시험에 두 번이나 떨어진 언니를 대신해 대리시험을 치기 위해 시험장에 들어갔으나 시험감독관에게 들켜 퇴장당했다고 합니다.


지나치게 불안해하는 A씨의 행동을 눈여겨 본 시험감독관이 신분증을 요구했고, 신분증과 얼굴을 대조한 결과 신분증의 목에 있는 점이 A씨에게는 없는 점을 파악해 추궁한 결과 A씨의 실토를 받아낸 것입니다. 이 경우도 A씨의 실수와 시험감독관의 날카로운 직관이 부정행위를 막은 것이지 과학적으로 밝혀낸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A씨가 긴장만 덜했어도 적발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국내서도 2000년대 초반 수능 대리시험을 보는 일란성 쌍둥이를 적발한 적 있고, 또 운전면허시험에서도 쌍둥이 형제가 적발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쌍둥이가 아닌 경우에도 대리시험 건으로 적발되는 경우는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출생아 수는 32만6822명, 이 중 쌍둥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9%(2017년 말 기준)입니다. 쌍둥이 중 일란성 쌍둥이의 비율은 30%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매년 1만2750명 가량의 쌍둥이가 태어나고, 그 중 3800여 명은 똑같이 생겨 생김새 구분이 힘든 일란성 쌍둥이라고 추산할 수 있습니다.


대입수학능력시험만 하더라도 매년 3800명 가량의 일란성 쌍둥이가 응시한다고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각종 전문직 자격시험, 공무원시험, 고시, 토익, 운전면허시험 등 수많은 시험이 있습니다. 이런 시험들에 쌍둥이가 대리시험을 치면 가려낼 수 있을까요?

[과학을읽다]일란성 쌍둥이 대리시험, 적발 방법은? 수능 답안지의 성명란 위에는 '필적 확인란'이 있습니다. 그러나 큰 효과는 없습니다. 필수 확인이 아닌, 이후 문제제기가 될 경우에만 필적을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수능이나 고시 등의 경우 응시표와 신분증 등과 얼굴을 비교하기도 합니다만, 시험감독관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더 꼼꼼하게 확인할 수는 있으나 과학적으로 응시자와 다른 사람임을 가려낼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일란성 쌍둥이도 지문과 홍채, 필적은 서로 다르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수능 답안지에는 '필적 확인란'에 자필로 지시하는 문장을 쓰도록 합니다. 그러나 이 필적조회도 문제가 제기될 경우에 하기 때문에 사실상 시험장에서 대리시험을 밝혀낼 방법은 시험감독관의 '매의 눈'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내 친구가 내년에 자기 형 시험 다시 봐준다고 했다", "아는 사람의 실제 얘기인데, 딸이 둘인데 공부 잘하는 첫째가 못하는 둘째 시험 때마다 대리시험 쳐줘서 둘째는 공부 못해도 매년 장학금 타고, 학점 잘받아 취직돼 잘먹고 잘산다" 는 등의 비판성 글들이 제법 눈에 띕니다. 사실관계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실제 보고 들은 바를 고백한다는 사람도 적지 않아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려운 형편입니다.


심지어는 "수능, 고시, 공무원시험 등은 걸리면 인생을 망치는 만큼 모험을 하는 사람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토익 등 다른 시험은 95% 가능하다"라고 지적합니다. 나머지 5%는 본인의 긴장 여부에서 판가름 된다고 보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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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발달로 성형과 분장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습니다. 일란성 쌍둥이의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시험장에 지문조회기나 홍채인식기를 보급하는 것은 지나친 행정일까요? 어려운 문제입니다. 반면, 부정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기본적 양심만 갖춘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맑은 물을 흐리는 한 마리의 미꾸라지 때문 아닐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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