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최근 5년 동안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4명은 '보행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보행자에 대한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추진해 교통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3천35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가운데 1302명(38.8%)은 보행 사망자였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보행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38.8%, 2016·2017년 각 40%, 2018년 39.3% 등 매년 40% 안팎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보행자 사망비율은 OECD 국가 평균(18.6%) 대비 2배 이상으로, 10만명당 사망자 수도 OECD 평균(1.0)의 3.3배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노인·어린이 등 교통약자의 보행 사망도 적지 않아 65세 이상 보행 사망자는 10만명당 12.8명, 14세 이하는 10만명당 0.5명으로 OECD 평균을 각각 4.5배, 2.5배 상회했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의 어린이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최근 5년간 어린이 보행 사망자(154명) 중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망자는 21.4%(33명)에 달했다. 보호구역에서 정작 어린이들이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과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2020년 보행자 교통안전 종합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보행자 사고다발지역 위주로 교통경찰을 집중 배치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교통안전시설 확충에 나선다. 도심 내 제한속도를 시속 50㎞ 이하로 하는 '안전속도 5030'을 올해 안에 전국에서 시행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보행사고 감서 성과가 저조한 지역에 대해서는 '교통안전 컨설팅'을 통해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는지 확인한다.
아울러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 주정차 등 고위험 행위에 엄정 대응하고, 배달문화 확산에 따른 오토바이 사고가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해 암행단속 및 공익신고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여 사망자가 11.4% 감소했다"며 "올해도 국민 생명을 보호하는데 중점을 두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