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여파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1분기(1~3월) 출하대수가 최대 30% 급감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7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19년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7.5% 줄어든 3억667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3년 연속 줄어든 규모다. 불과 3년 전만해도 연 4억대선에 달했던 중국 시장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며 2018년부터 3억대선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올해는 중국 우한에서 발발한 신종 코로나 여파까지 겹치며 연간 기준 4% 역성장이 예상된다. 사망자 수가 500명을 넘어서는 등 사태가 악화하자 중국 곳곳에서 스마트폰 스토어를 비롯한 주요 상업시설의 휴업 등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IDC는 "1분기 중국 내수 시장에 닥친 위기(신종 코로나)가 연간 전체로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 기업인 화웨이는 물론, 애플의 실적에도 여파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1~3월 출하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최대 30% 급감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1~2월 기준으로는 급감폭이 40%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IDC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서 2분기부터 전체 시장이 점차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바라봤다. IDC는 "전년 동기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신종 코로나 여파가 점차 사라지면서 2분기 또는 하반기에는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화웨이의 성장세가 뚜렷했다.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38.3%로 전년(26.5%) 대비 10%포인트 이상 뛰어올랐다. 중국과 무역전쟁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해외시장에서 압박을 가하자, 중국 내 판매 촉진을 강화한 덕분이다. 이른바 ‘애국 구매’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에 이어 2위는 Vivo(18.1%), 3위는 OPPO(17.1%)가 차지했다. 4위는 샤오미로 10.9%였다. 이들 업체 모두 1년 전보다는 뒷걸음질친 수준이다. 미국 애플의 경우 신형 아이폰 출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중국 내 점유율이 소폭 떨어졌다. 지난해 애플의 중국 내 출하대수는 9.7% 줄어든 3280만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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