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비롯해 아이디어스·마이리얼트립·지그재그 등 유니콘 후보, 여성 사용자 비중 높아
'2030 여성' 소비자가 국내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 벤처)으로 키우고 있다.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며 유니콘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의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는 사용자층이 20대와 30대 여성으로 나타난 것이다.
15일 온라인 핸드메이드 마켓 '아이디어스'를 운영하는 백패커에 따르면 현재 전체 트래픽의 73%가 여성 사용자들에 의해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 사용자 중 70% 이상이 20대와 30대로 나타났다. 전체 사용자 중에서는 20대 여성의 비중이 25%, 30대 여성은 25%였다. 아이디어스의 월간 이용자 260만명 중 절반 이상이 '2030 여성' 사용자들로 구성돼 있는 셈이다. 눈에 띄는 것은 아이디어스의 성장세다. 가죽공예, 패션 악세서리, 도자기, 인테리어 소품, 천연비누 등의 온갖 수공예품부터 각종 수제 먹거리와 반려동물 간식까지 총 30여개 분야에서 1만4000여명의 판매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아이디어스는 지난해 거래액 1160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첫선을 보인 이후 지금까지 누적 거래액 2100억원의 50%를 지난해 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디어스는 유니콘 후보로도 떠오르고 있다. 김동환 백패커 대표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더 연구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행 상품 중개 플랫폼을 운영하는 '마이리얼트립'도 마찬가지다. 서비스 초기인 2012년만 하더라도 여행 상품을 결제할 만한 소비력을 갖춘 40대 전후의 남성 사용자들이 많이 이용했는데 최근에는 20~30대 여성 이용자의 비중이 5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반으로 마이리얼트립의 연간 거래액은 지난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36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에서 지원하는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는 "자유여행을 선도하는 국내 토종 기업으로 기업으로 사명감을 갖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크로키닷컴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여성 사용자층을 기반으로 패션ㆍ의류 시장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자리 잡았다. 지그재그는 동대문 의류를 기반으로 하는 여성 쇼핑몰 모음 서비스라는 특성 때문에 99%가 여성 사용자다. 이 중 20대가 50%로 가장 많고 10대는 17%, 30대는 14%의 비중을 보였다. 역시 20~30대 여성이 사용자의 주축인 것이다. 지그재그에는 현재 약 3700개의 업체들이 입점해 680만개의 상품이 등록돼 있으며 매월 평균 250만명이 이용 중이다.
지난해 4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으며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합병(M&A)된 우아한형제들도 여성 사용자들의 지지로 고속 성장한 케이스다. 빅데이터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우아한형제들이 서비스하는 '배달의민족' 사용자는 여성의 비중이 56.13%로 43.87%인 남성 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또 연령별로는 30대가 36.2%, 20대가 30.6%로, 다른 연령에 비해 많았다. 벤처 업계 관계자는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의 경우 여성 소비자를 잡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스타트업을 유니콘으로 키우는 동력이 2030 여성 소비자에서 나오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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