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이 초등학생에게 바라는 것? … '성적'보다 '예의'

교사 10명 중 8명, "학부모가 교사 믿어줄 때 행복"
가장 힘든 학생은 "이기적이고 친구들과 싸우는 학생"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현직 초등학교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가장 바라는 덕목은 '예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기적이고 친구들과 자주 싸우는 학생, 그리고 이런 학생에 대한 지도를 교사에게 떠넘기는 학부모를 가장 힘들어 했다.

27일 교육기업 아이스크림미디어가 전국 초등교사 1856명을 대상으로 2019년 한 해를 돌아보는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난히 보냈다'는 답변을 한 교사가 48.7%, '힘들고 지치는 1년이었다는 답면은 28.9%였다. '즐겁고 잊지 못할 1년이었다'고 답한 교사는 22.5%에 불과했다.

한 해 동안 교사를 가장 기쁘게 한 학생 유형을 묻자 무려 29.6%의 응답자가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예의 바른 학생'을 택했다. 이어 '반 친구들과 트러블 없이 잘 지낸 학생(19.5%)', '학급 분위기를 잘 이끄는 학생(15.2%)', '수업 시간에 참여를 잘한 학생(14.6%)' 등이 꼽혔다.

교사를 유난히 힘들게 한 학생으로는 '매사에 이기적인 학생(27.9%)'과 '자주 싸움을 일으키는 학생(26.0%)'이란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너무 까불어서 분위기를 흐리는 학생(13.3%)',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예의가 없는 학생(12.8%)' 등이 답변도 뒤를 이었다.

교사 10명 중 8명은 '학부모가 교사를 믿어줄 때(77.2%)' 가장 기쁘다고 답했다. 또 '학생의 가정 지도를 잘 하거나(11.0%)', '교사의 고충을 이해하는 학부모(9.4%)'를 만났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학생의 생활지도를 학교에 떠넘기는 학부모(31.1%)'는 가장 대하기 힘든 유형으로 꼽혔다. 이어 '학급 운영, 수업 방식 등에 잦은 불만을 제기하는 학부모(24.8%)'나 '연락이 잦은 학부모(13.9%)', '학생의 학교생활에 관심이 없는 학부모(13.6%)' 순으로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내년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바라는 점으로 한 교사는 "나보다는 우리가 먼저라는 마음으로 서로를 존중과 배려로 대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교사는 "우수한 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생활 습관과 예의범절"이라며 "가정에서 지도를 잘해야 학생 모두가 즐거운 한 해를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주환 아이스크림 사업본부장은 "출산율이 감소하고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교사가 부담해야 하는 학생의 생활·학습 지도가 과거보다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며 "학교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배려와 양보의 가치를 우선해 가르친다면 새해에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학교생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