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화염과 분노 회귀할 수도"
"北, ICBM 등 레드라인 넘는 건 자충수"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쏘며 북·미관계의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탄핵 국면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분노가 북한을 향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일(현지시간)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려고 ICBM이나 핵실험 도발을 하면 "위험한 접근이 될 것"이라고 미국의소리(VOA)방송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의) 관심을 탄핵 정치에서 다른 주요 이슈로 돌리려 할 것이며 만약 북한이 극단적인 행동을 할 경우 트럼프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탄핵 국면으로 인해 정치적 공간과 유연성이 극히 줄어든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 국익연구소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도 VOA에 "북한이 장거리탄도미사일을 쏠 경우 미국은 '화염과 분노'로 알려졌던 2017년의 강경 노선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한반도에 전략자산 전개, 한미연합훈련 재개 외에 대북 제재와 인권 정책 강화 등 북한에 전방위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 킴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과감한 조치는 북한을 더 불리한 입지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북한의 대미 압박은 미국으로부터 유리한 합의를 끌어낼 기회를 완전히 날려버리지 않는 수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탄핵 국면이 북·미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 유권자들은 내년 대선에서 북ㆍ미관계의 진전 여부와 관계없이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문제 때문에 대북 협상에 집중한다기보다는 탄핵 그 자체에 더 많은 관심을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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