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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tage] '아이다'를 닮은 여인…그 여인을 홀린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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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이다'에서 아이다 役 전나영

[On Stage] '아이다'를 닮은 여인…그 여인을 홀린 무대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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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1년 이집트 초연 127년 만에 뮤지컬로 다시 태어난 오페라 '아이다'

'공주-장군-몸종' 삼각관계 틀 유지…'고뇌'서 '극복'으로 진취적 인물 변신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오페라 '아이다'는 1871년 초연됐다. 무대는 이집트 오페라하우스. 수에즈 운하 완공(1869)을 기념해 지어진 곳이다. 이집트 왕 이스마엘 파샤는 오페라하우스 개관을 기념해 멋진 오페라가 무대에 올려졌으면 하고 바랐다. 당대 최고의 작곡가 베르디는 고대 이집트 파라오 시대가 배경인 오페라 '아이다'를 만들었다.


오페라 '아이다'가 초연된 지 127년 지난 1998년 디즈니는 뮤지컬 '아이다'를 제작했다. 음악은 엘튼 존이 맡았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얼라이언스 극장에서 뮤지컬 '아이다' 첫 공연이 무대에 올려지고 1999년 일리노이주 시카고를 거쳐 2000년 뉴욕 브로드웨이로 입성했다.


디즈니는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와 암네리스의 몸종 아이다,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의 삼각관계라는 원작 오페라의 틀을 유지했다. 하지만 인물의 성격에 변화를 줘 드라마적인 요소는 강화했다.


오페라에서는 가혹한 운명 앞에 고뇌하는 아이다의 모습이 부각된다. 뮤지컬에서는 고뇌에 그치지 않고 자기 운명을 극복해 나아가려는 아이다의 모습이 도드라진다.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경력을 쌓은 배우 전나영은 이제 한국에서 뮤지컬 배우로 우뚝 서고자 한다. 끊임 없이 도전해온 전나영 삶의 궤적은 진취적인 뮤지컬 속의 아이다와 닮은 면이 있다.


전나영은 2016년 '아이다' 공연 때 아이다 역 오디션에 도전했다가 탈락했다. "지금보다 한국말이 더 어색했다. 이번에 오디션 볼 때 더 신경 쓰고 준비를 많이 했다." 그는 윤공주와 함께 지난달 16일 개막한 뮤지컬 '아이다'의 다섯 번째 시즌에서 주인공 아이다로 출연 중이다.


전나영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소재 예술종합학교 코다츠에서 뮤지컬을 전공하고 '미스 사이공' 등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2013년 영국으로 건너가 '레미제라블'에서 주인공 판틴을 연기했다. 당시 바로 옆 극장에서 뮤지컬 배우 홍광호가 '미스 사이공'에 푸이로 출연 중이었다.


전나영은 "광호 오빠와 만나 같이 김치찌개를 먹곤 했다"며 "그때 처음 한국에서 뮤지컬을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전나영은 홍광호의 연기를 보러 온 PL엔터테인먼트의 송혜선 대표도 만났다.


전나영은 2015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이후 '레미제라블'에서 판틴,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에스메랄다 역으로 출연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을 마무리하고 2017년 싱가포르에서 창작 뮤지컬 '더 그레이트 월'에 출연했다. 다시 영국으로 건너가 '미스 사이공', '킹 앤 아이' 무대에 오른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킹 앤 아이' 무대에 같이 오른 동료들은 지금 영국에서 지방 공연 중이다. 전나영은 런던 공연을 마치고 지방 공연에는 함께 하지 않았다. "아이다에 집중하고 싶었다. 이제는 한국에서 살겠다는 큰 마음을 먹고 왔다."

[On Stage] '아이다'를 닮은 여인…그 여인을 홀린 무대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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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엔드에서 대작 뮤지컬의 주역을 맡았던 배우에게 한국 무대가 좁다고 느껴지지 않았을까. 그는 되레 "한국에서 '레미제라블'과 '노트르담 드 파리'를 너무 즐겁게 공연했다"며 "한국에서 배우로서 도전하고 배우고 싶은 게 너무 많다, 너무 재미 있고 즐겁다"며 얘기를 이어갔다.


"한국 배우들은 더 열정적인데다 섬세한 면이 있다. 외국에서는 한 배역을 배우 한 명이 맡아 날마다 공연하는데 한국에서는 한 배역에 2~3명이 기용된다. 경쟁이 더 심하다."


그는 관객들도 외국과 다르다고 말했다. "웨스트엔드에서는 뮤지컬을 잘 알지 못하면서 그냥 유명한 무대니까 한 번 관람하는 관객이 많다. 반면 한국 관객들은 작품을 잘 알고 더 섬세하게 본다. 영국에서도 한 작품을 여러 번 보는 관객이 있지만 한국만큼은 아니다. 그만큼 한국 관객이 뮤지컬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전나영은 자기가 맡은 배역 아이다와 관련해 "처음에 자신감이 없지만 스스로를 극복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힘도 주는 아름다운 인물"이라고 평했다. 이어 "어린 여자가 이집트로 끌려오지만 공주로서 조국 누비아의 국민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까지 포기하는 선택이 너무 멋지다"고 소개했다.


전나영은 뮤지컬 '아이다'에 내재돼 있는 메시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외국에서는 라다메스를 백인이, 아이다를 흑인이 연기한다. 인종차별 반대에 대한 메시지를 담는다. 흑인과 백인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데는 큰 의미가 있다. 한국에서는 그렇게 캐스팅할 수 없으니 그런 메시지가 희석되는 부분이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다. 요즘은 한국에 사는 외국인도 많고 저처럼 한국인이 외국에 사는 사람도 많지 않나. 아이다가 갖고 있는 메시지도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On Stage] '아이다'를 닮은 여인…그 여인을 홀린 무대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불과 4년 전 조국 땅을 밟은 전나영이지만 한국어가 유창했다. 그는 '아이다' 대본 가운데 이해되지 않는 단어가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2016년 '아이다'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절치부심한 결과다. 전나영은 "대사뿐 아니라 생각과 감정도 한국식으로 바꿔 이해하기 위해 연습하고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전나영은 자기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한국 관객들에게 자기를 알리는 것이 새롭게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듯하다. 전나영은 이미 웨스트엔드에서도 인정 받는 시원시원한 가창력으로 공연 중 여러 차례 관객들로부터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냈다. 라다메스와 나누는 뜨거운 사랑을 표현하는 데도 주저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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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영은 '아이다'에 대해 "멋있고 화려하고 뜨거운 사랑이 있는 작품"이라며 "'아이다'에서 받은 감동을 관객들에게 충분히 전달해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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